<문화일보를 읽고>‘왕따·열외’ 근절… 기수를 ‘악습 아닌 문화로’

권태형·금천경찰서 방범순찰대 수경

지난 7월4일 강화도 해안의 해병 부대에서 김 모 상병이 K-2 소총을 생활관에 난사한 뒤 수류탄으로 자살을 기도한 총기사고로 인해 4명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먼저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번 총기사고의 원인은 바로 해병대 내부의 소위 ‘기수열외’ 라는 ‘왕따’ 행위 때문이다. 전·의경 기수문화를 이와 연관시킨 보도도 있었다. 해병대나 전·의경 공통적으로 계급과 상관 없는 기수 체계가 가혹행위와 악습을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수문화’의 폐단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기수는 표면적인 것이고 더 심각한 건 그 내부에 있는 구타, 가혹행위, 왕따 등의 문제다.

필자가 현재 복무하고 있는 의무경찰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타, 가혹행위의 온상이었다. 이 때문에 올 1월에 경찰 지휘부에서는 강력한 ‘전·의경 구타, 가혹행위 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전·의경 구타, 가혹행위 근절대책은 일회성이 아닌 5개월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주기적 인권교육과 악습 및 가혹행위 설문, 소원수리를 받고 복무점검단을 창설해 위와 같은 계획이 잘 실행되는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수’가 아닌 그 속에 내재된 비인간적인 행위들이었고 이는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관리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또한 이런 문제들만 해결한다면 전·의경이나 해병대의 기수문화는 ‘악습’이 아닌 아름다운 ‘전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