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 프라이스(공정 표준가격) 제도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고객들의 휴대전화 부담금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표현명 KT 사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페어 프라이스 제도 시행 초기에는 내부와 외부에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KT 내부에서는 단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고, 외부에서는 강제성이 없는 이 같은 표시 제도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시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표 사장은 “그러나 항간의 우려와는 달리 제도 시행의 효과가 벌써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페어 프라이스 제도 도입 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제도 시행에 찬성하는 의견이 94%, 페어 프라이스 시행 이전에 비해 구매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의견이 79%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에는 고객들이 휴대전화의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대리점을 방문해 얼마에 파는 지 알아보고 구매를 해야 했지만 페어 프라이스 제도를 시행한 뒤에는 대리점과 판매점의 가격이 공표되기 때문에 가격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제도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이동통신사와 고객 간의 ‘믿음’이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표 사장은 “페어 프라이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며 “지난 8월 중순 전국 100개 KT 대리점을 대상으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시행 초기 판매가 줄 것이라고 반발했던 대리점도 매장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높아지고 판매 상담시간이 감소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페어 프라이스 시행이 판매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 조사 대상 대리점 중에서 5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조사 대상 대리점의 61%가 “고객 신뢰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KT에 따르면 페어 프라이스 제도의 적용을 받는 휴대전화의 평균 고객 부담금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6월 페어 프라이스 적용 대상 휴대전화의 평균 고객 부담금은 58만1000원이었지만, 페어 프라이스 제도가 시행된 7월에는 56만2000원으로 하락했고, 8월9일에는 53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KT 계열사인 KT테크의 야누스가 13만2000원, LG전자의 옵티머스 블랙이 8만7000원, 애플의 아이폰4(16GB)가 1만4000원 각각 하락했다.

표 사장은 “이 같은 결과는 페어 프라이스 제도 시행을 통해 휴대전화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하려고 노력한 결과가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후생 증대로 이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다른 통신사 및 제조사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