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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이와 읽읍시다 게재 일자 : 2012년 04월 06일(金)
‘시간 해결사’로 나선 소녀 슬픔·갈등 딛고 성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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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 지음/자음과모음) = ‘시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 소녀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인 이상권씨는 “추리소설 기법을 살짝 빌려다가 끊임없이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이야기가 약해지려고 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들이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끌고 간다”고 평했다. 박장경씨는 “추리라는 숨김과 드러냄 전략이 비교적 잘 세워져 있고, 청소년 주인공을 내세워 다루기엔 만만치 않은 시간이란 주제를 비교적 무난하고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의 평은 수상작으로 뽑은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대체로 공감할 수 있다. 주인공 온조는 소방대원으로 일하다가 순직한 아버지를 늘 그리워한다. 아버지는 소방관으로 일하며 화재 현장에서 자신이 구하지 못한 목숨을 늘 안타까워하며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했다. 온조는 그런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간 문제를 깊게 생각한다. 사람이 시간을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일까. 온조는 마침내 인터넷 카페에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을 달고 ‘시간을 파는 상점’을 오픈한다. 시간의 경계를 나누고 관장하는 고대의 신 크로노스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첫번째 의뢰는 온조네 학교에서 일어난 PMP 분실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것. 두번째는 재산 때문에 불화를 겪는 가족들 사이에서 고통받는 아이가 자신의 할아버지와 맛있게 식사를 하게 해 달라고 의뢰해 온 것. 의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가 박진감 있게 흘러간다. 그 속에 인간의 갈등과 슬픔을 넘어서 보려는 철학적 사유가 녹아 있다.

작가 김선영씨는 2004년 한 신문의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으로 등단한 후 소설집 ‘밀레’를 펴냈다. 소설을 쓸 때 독자에게 과연 유익할지를 고민해 온 그는 청소년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품이 딱 맞는 옷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가 이번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아들 또래의 아이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야자’가 끝날 무렵 도난 사건이 있었는데, 범인으로 지목된 아이에게 선생님은 ‘내일 보자’라는 말로 시간을 유예시켰던 모양입니다. 그 아이는 밤사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다음 날 스스로 죽었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그 시간이 견디기 힘들었을까요. 결국 앞에 놓인 또는 더 멀리 놓일 시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꽃다운 아이들이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버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발 죽지 마라, 외치고 있었습니다. 다시 제가 생각하고 있던 ‘시간’과 교차되는 느낌이 들었고, 그 사건은 강력한 실타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장재선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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