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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2년 06월 01일(金)
고난의 십자가 짊어진 바티칸
나치부역·돈세탁·성추문… ‘스캔들 릴레이’에 교황청 신뢰 추락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성추문, 돈세탁, 권력암투와 나치 부역 논란까지. 지난 몇 년간 로마 교황청과 가톨릭계의 잇단 스캔들은 가톨릭계뿐 아니라 종교 전체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흔들었다. 가톨릭의 권위를 추락시킨 스캔들은 대부분 새로 생긴 문제라기보다 오랫동안 수면 아래 감춰졌던 ‘은폐된 진실들’로 결국 사회와 시대 정신의 변화 속에서 가톨릭의 구체제와 비밀주의가 더이상 성역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톨릭의 최대 스캔들이라면 연일 터져 나오는 성추문이다. 2002년 미국 보스턴 대교구에서 시작돼 전역으로 확산된 미 가톨릭 사제 성추문이 충격을 안긴 데 이어 2009년 11월 아일랜드 정부조사단의 보고서는 ‘폭로 도미노’를 일으켰다.

당시 아일랜드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1975년부터 2004년까지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성적학대 피해사례 320건을 공개했다. 정부의 공식 조사라는 점과 300건이 넘는 피해 규모는 순식간에 세계적 공분을 일으켰고, 이는 전 세계 곳곳의 동시다발적 폭로로 이어졌다.

독일, 오스트리아, 미국, 브라질, 호주, 필리핀, 인도 등의 가톨릭 성추문에 이어 최근에는 ‘그리스도의 군단’ 수도회의 대변인인 토머스 윌리엄스 신부가 아들을 뒀다는 사실을 인정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교황청이 당국의 성추문 조사를 방해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96년 추기경 재임 당시 성추문 사건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성직자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를 지원하는 인권단체 SNAP는 지난해 성직자들이 저지른 성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베네딕토 16세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08년에는 독일 가톨릭 교회가 나치 정권에 협력했고 동유럽 출신자 6000명을 강제 노역시킨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고, 2010년에는 독일 바이에른 아우스부르크의 한 신부가 고아원 운영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되는 등 가톨릭 교회의 방만한 재정 운영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바티칸은행은 2010년 유럽 금융당국으로부터 돈세탁과 관련해 정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성, 돈이라는 신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 세속적인 욕망에 연루된 이들 스캔들에 이어 지난 2월에는 베네딕토 16세의 암살 음모설 관련 내부 문서가 누출되면서 교황청 내 권력다툼이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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