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우울증엔 칠면조 고기 … ‘행복 호르몬’ 돌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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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양 전문가 스티븐 프렛 박사가 선정한 14가지 ‘슈퍼 푸드’는 대부분 곡류와 견과류, 채소, 생선과 유제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육류 중에 유일하게 프렛 박사의 슈퍼푸드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이 있다. 바로 칠면조(터키·Turkey)다.

칠면조는 고단백, 저칼로리 육류로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증 예방에 좋은 식품이며 여성들에게는 다이어트식으로도 추천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칠면조를 ‘건강을 위한 종합 비타민’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칠면조의 여러 효능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우울증 예방과 개선 효과다. 우울증의 발생지인 뇌는 아연,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 모든 종류의 비타민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 역시 경쟁이나 스트레스만은 아니며 오히려 에너지와 영양소의 불균형으로 인해 빚어진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뇌 사진을 촬영해보면 변연계와 이마앞겉질에서 이상 부분이 나타나며 해마의 기능이 위축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양 덩어리’로도 알려진 칠면조의 경우 특히 항우울 성분까지 풍부하게 함유(표 참조)하고 있다.

우선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부터 보자.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부족하면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해진다. 그런데 칠면조에 세로토닌의 재료로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대부분의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이 분해돼서 대사되는 것을 차단한 후 재흡수되도록 강제하는 대신에 칠면조 등 음식으로부터 트립토판을 섭취할 경우 자연스럽게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여러 신경전달물질 사이의 불균형을 미연에 방지해준다. 트립토판은 1일, 성인 기준으로 체중 1㎏당 3㎎을 먹어야 하므로 보통 체중 60㎏의 성인이라면 180㎎을 하루에 섭취해야 한다.

간 해독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메티오닌 또한 아미노산으로서 항우울 효능을 지니고 있다. 티로신 역시 우울증에 강력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로신은 아드레날린, 도파민 등 감정과 기분을 다스리는 신경전달물질의 원료가 된다. 그리고 가바(GABA)도 흥분저해신경전달물질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신경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뇌 속에 가바 양이 낮아지면 불안, 우울증, 불면증 등의 정신적, 신경학적 병변이 나타난다.

한편 단백질이 세로토닌으로 바뀌기 위해선 여기에 관여하는 보조효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아연과 비타민B6(P5P), B12(아데노실코발라민), 철분, 아연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칠면조에는 비타민 B6, B12가 풍부하고, 아연과 셀레늄 등도 다량 함유돼 있다. 셀레늄은 노화방지를 하는 항산화효과도 뛰어나다.

그러나 국내에서 칠면조 고기를 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육농가도 드물며 그나마 애완용, 관상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또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거의 없다.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 등에 호텔 등 일부 레스토랑에서 이벤트성으로 음식을 내놓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도 역시 그 즈음해서 통구이용 수입 칠면조 식재료를 진열대에 구비해 놓는다.

그러나 코스트코 등 일부 대형마트에서 칠면조 가슴살 슬라이스나 냉동 가슴살 등을 지금도 판매하고 있으며 통구이용 칠면조는 추수감사절을 전후해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수입식재료 전문상에서는 미리 주문하면 통구이용 칠면조를 지금도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하든하우스 등지에선 주문 후 2, 3일 정도 후에 통구이용 식재료를 마련해 준다. 미국산이며 5㎏에 12만 원 정도 한다. ＜도움말=윤승일 빙빙한의원 원장＞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