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D-21>親朴 ‘공직 안맡기 선언’ 뒤죽박죽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들의 ‘공직 안맡기 선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선대위 일각에서는 친박계 핵심들이 즉각 이 같은 선언을 해 박 후보의 행보를 가볍게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는 “취지는 동의하지만 시기를 좀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일부 인사들은 “어디까지가 친박계라고 봐야 하느냐”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중구난방으로 나뉘어진 상황이다.

공직 안맡기 대상으로 꼽히는 친박계 핵심 인사들은 김무성 총괄본부장을 비롯,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 이주영 특보단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이학재 비서실장, 유정복 직능본부장, 홍문종 조직본부장, 최경환 전 비서실장 등 10여 명이다.

‘공직 안맡기 선언’을 촉구하는 총대는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멨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최근 김 총괄본부장이 회의에서 나는 임명직 안가겠다고 선언했는데 친박계 핵심인사들도 이 같은 선언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이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공직 안맡기 선언에 동의하느냐고 물으면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더라는 말도 들리고 있다. 특히 한 친박계 인사는 사석에서 “오해는 말아 달라”면서 “어디까지가 친박이고 어디까지가 친박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느냐”고 강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박계 인사들은 박 후보 측근들이 희생을 할 각오가 돼 있고 이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내부에서 공직 안맡기 선언에 대한 충분한 고민도 있고 이를 논의도 했었다”며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사퇴 이후 이 같은 논의를 한 결과 앞으로 대선판이 여러 번 출렁일 것인데 적절한 시점에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어떤 범위까지,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인지를 좀 더 논의를 한 뒤 확실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