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허준, 침술 대가?… 조선최고 ‘신의 손’은 허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나는 조선의 의사다 / 이수광 지음 / 북랩

이 책은 흥미진진한 대중역사서다. 특히 조선시대 명의들을 통해 단순한 의술이 아닌 인술(仁術)을 펼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 내고 있다. 조선의 편작이라고 불리는 허준, 조선 최초의 해부의(解剖醫) 전유형, 침술이 조선에서 으뜸이라고 해 ‘신의 손’이라고 불린 허임, 양반이나 부자들보다 일반 백성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 민중의(民衆醫) 조광일 등 조선판 명의 14명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여러 기록에 등장하는 조선 명의들의 삶을 역사적 사실과 드라마적 요소를 절묘하게 배합, 흥미 만점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허준 등 그동안 TV 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인물 외에도 조선 의학의 발전을 묵묵히 이끌었던 역사 속 의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도 다수 바로잡아 준다. 예컨대 허준은 침에서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사 기록에서 허준이 침을 놓았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허준과 동시대에 살았던 허임이야말로 당대 최고의 침의(鍼醫)였다. 천민 출신이었던 허임은 어깨 너머로 배운 의술과 타고난 재주로 침가(鍼家)의 우두머리가 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전통 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김영번 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