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파문 일파만파>워싱턴 한국문화원 “본국서 함구령”…누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파문’과 관련, 미국 워싱턴DC 소재 한국문화원(원장 최병구·사진) 관계자가 14일 “본국으로부터 함구령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성추행 의혹 사건 발생부터 윤 전 대변인의 도피성 귀국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과정에서 한국문화원 관계자들이 연루된 상황에서 이들의 ‘입’을 막겠다는 것 자체로 사건을 축소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한 시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외교부의 고위 당국자 등이 함구령 지시의 진원지일 것으로 추측된다.

워싱턴DC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8일 오전 6시쯤(한국시간 8일 오후 7시쯤) 워싱턴DC 페어팩스 호텔 내 윤 전 대변인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당시 상황이 해프닝으로 넘길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이 한국문화원 여성 인턴 A 씨를 상대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얘기다.

윤 전 대변인의 수행비서로 지원을 나갔다가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는 여성 인턴 A 씨, 지난 7일 밤 윤 전 대변인과 A 씨의 술자리에 동석했던 운전기사 B 씨는 물론, 이번 사건의 주요 관련자 대부분은 한국문화원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것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윤 전 대변인에게 미국에서 조사받는 방법과 한국에서 조사받는 방법이 있다고 전해준 사람도, 윤 전 대변인을 대신해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준 사람도, 윤 전 대변인에게 여권을 가져다 준 사람도 모두 한국문화원 관계자다.

한국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지만 이번 박근혜 대통령 방미 때 실질적인 현장 지원을 도맡은 것에서 알 수 있듯 외교부 및 주미 한국대사관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문화원에 함구령을 내린 주체로 이들 부처가 가장 먼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4일 오후로 예정됐던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 브리핑을 돌연 오는 27일로 연기, 이 같은 함구 부위기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오남석 기자,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