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에버랜드의 공포체험 시설인 ‘호러메이즈’에서는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 귀신 분장을 한 연기자들이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공포를 선사한다. 낮 시간보다는 밤에 훨씬 더 서늘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에버랜드 제공
연이은 불볕 더위로 온 세상이 달궈진 양철처럼 후끈하다. 한낮에는 한증막 사우나 같은 폭염의 기세가 얼마나 등등한지 이런 날씨에는 집을 나서는 것도 귀찮다. 그래도 밤은 한결 낫다. 열대야라고는 하지만 이제 밤이면 바람 끝이 좀 순해졌다. 잠 못 드는 여름밤에 찾아가 볼 만한 명소를 골라봤다. 밤에 더욱 서늘해지는 테마파크의 공포체험부터 밤하늘 별자리를 찾아보며 더위를 식히거나, 전통시장에서 여름밤의 정취를 느끼며 떠들썩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 소름 돋는 공포…테마파크에서 공포체험 = 에버랜드의 공포체험 공간인 ‘호러메이즈’는 여름시즌을 대표하는 테마파크 어트랙션이다. ‘호러 메이즈’는 이른바 ‘귀신의 집’류의 공포체험 공간. 2011년 첫선을 보인 이래 매년 9월에 오픈했으나 올해는 ‘납량특집’을 테마로 두 달여 이른 지난 7월 13일 문을 열었다. 긴 장마와 연이은 폭염에도 호러메이즈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 한 달여 만에 누적이용객이 3만 명에 달했다.
올해 호러메이즈는 새로운 공포요소를 도입해 관람객들에게 소름이 오싹 끼칠 정도의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고문실, 수술실, 세척실 등 생체실험이 이뤄진 11개의 공간을 지나며 10분 동안 공포체험을 하게 된다.
실감 나는 연기자들의 귀신 분장, 섬뜩한 느낌의 조형물 등이 공포의 느낌을 더해준다.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 호러메이즈는 낮 시간보다는 되도록 밤 시간에 이용하는 것이 더 서늘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에버랜드는 오는 25일까지 에버랜드 홈페이지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을 선정하는 투표 이벤트를 실시하며, 이벤트 참여자 10명에게는 핼러윈 축제 무렵 개장하는 ‘호러메이즈2’ 입장권을 각 2장씩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민속촌이 진행하는 ‘공포의 밤’도 여름밤의 더위를 식혀주는 프로그램이다. 민속촌의 전기 없는 조선시대 마을에서는 공포영화 ‘잔혹동화: 헌팅 오브 엘레나’의 테마 시사회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공포 어트랙션 ‘전설의 고향’ ‘귀신전’도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서울랜드의 입체 영상관 ‘타임머신 5D 360’에서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호러 서스펜스-더룸’은 여름밤을 오싹하게 만드는 영상물. 폐허가 된 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잔혹한 입체영상이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 밤바람 속에 별을 보다…천문대 = 경기 양주의 송암스페이스센터는 다양한 관람시설을 갖추고 있어 천문대라기보다는 ‘테마파크’라는 게 더 잘 어울린다. 돔 형태의 천장에 디지털 영상을 쏴 우주공간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플라네타륨이 압권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대까지 오르면서 북한산 백운대와 도봉산, 오봉산 등의 경관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다만 요금이 어른 2만8000원, 초·중·고생 2만5000원으로 다소 비싼 게 흠. 031-894-6000
경기 과천의 국립과학관 천문대는 지름 25m 돔스크린에 밤하늘을 재현하는 천체투영관, 망원경이 설치된 천체관측소, 영상관, 멀티미디어쇼 공간 등을 갖춘 스페이스 월드 등을 갖추고 있다. 02-3677-1500
영월 별마로천문대는 해발고도 800m인 봉래산 정상에 자리 잡고 있으며 800㎜급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주관측실과 10대의 보조망원경을 갖춘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천문전시관, 천문공원 등이 있다. 영월지역은 특히 연평균 쾌청일수가 192일이나 돼 별을 관측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영월읍내의 야경도 훌륭하다. 033-374-7460
강원 양구의 국토정중앙천문대 역시 800㎜ 망원경과 천체투영실 등을 보유하고 있다. 탁 트인 천문대에서는 청정지역인 양구 일대 농촌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033-480-2586
◆ 신종 레저부터 불꽃쇼까지…정선 야간여행 = 정선군은 피서를 겸해 정선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관광지의 관람 마감시간을 늦춰 레저시설인 스카이워크, 지프와이어 등을 연장 운영하고 있다.
정선 레일바이크는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예약객들이 폭증하자 하루 5회 출발을 7회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까지는 오후 7시와 오후 8시 50분 출발편을 추가 운영하며 24일까지는 오후 7시편을 운영한다. 여름밤에 레일바이크를 타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구절리역의 야간조명과 함께 어름치 카페 앞 분수의 야경을 감상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정선의 야간 즐길거리로는 공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화암동굴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18일까지 계속되는 공포체험은 오후 11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체감온도가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서늘한 동굴 속에서의 공포체험은 더위를 잊게 하기 충분하다.
화암동굴 공포체험은 한 달이 채 못되는 기간 동안 누적 관광객 수가 5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선의 병방산 군립공원 내 아리힐스리조트에서 동강변의 아찔한 벼랑에서 즐기는 스카이워크와 지프와이어도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는 야간 불꽃쇼와 음악분수, 한여름밤의 콘서트 등 다양한 야간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다.
◆ 전통시장에서 바비큐를…나주목사고을시장 = 전남 나주의 전통시장 나주목사고을시장은 오는 8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바비큐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캠핑장에서나 즐길 수 있는 바비큐를 전통시장에서 함께 어울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나주목사고을시장 광장에서 열리는 ‘한여름 토요 야시장-셀프 야외바비큐’에서는 3000원만 내면 캠핑용품이나 바비큐 도구는 물론이고 파라솔까지 현장에서 빌려 이용할 수 있다. 빈손으로 찾아간다고 해도 바비큐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고기 등 바비큐 재료나 반찬, 채소는 현장에서 구입한 쿠폰으로 시장에서 직접 골라 담아오면 된다. 쿠폰 구입은 4인 기준 2만∼3만 원쯤이면 충분하다.
바비큐 파티와 함께 최신 영화상영, 작은 음악회, 문화전시행사 등도 함께 열리니 여름밤의 낭만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장 부근의 나주목사 내아에서의 운치 있는 하룻밤을 추천한다. 나주목사 내아는 나주 지역을 거쳐 간 300여 명의 목사들이 머물렀던 살림집. 일제강점기에 훼손됐다가 복원과정을 거쳐 문화체험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가족이나 동료들과 전통시장에서 밤늦도록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역대 나주목사 중 최고의 목민관으로 손꼽히는 유석중, 김성일 목사의 이름을 딴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면 휴가로도 나무랄 데 없겠다. 나주시 문화체육관광과 061-339-8592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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