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약혼자들’ 세번 읽었는데 또 읽고싶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77)의 고전적인 문화취향이 새삼 화제다.

프란치스코는 최근 이탈리아의 예수회에서 발행하는 신문 ‘라 시빌타 가톨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비극적인 고전의 팬’임을 자처했다. 그는 소설 돈키호테의 한 구절을 인용해 “(고전이란) 어린아이들은 손에 들고 있고, 청소년들은 읽으며, 성인들은 이해하고, 노인들은 찬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프란치스코는 이탈리아의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알레산드로 만초니의 역사소설 ‘약혼자들(The Betrothed·1827)’에 대해 “세 번이나 읽었는 데도 다시 읽고 싶어 여전히 내 책상 위에 간직하고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17세기 이탈리아 민중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이탈리아 근대문학의 선구로 추앙받는 한편 괴테로부터 찬사를 받을 정도로 유명한 고전이다.

프란치스코는 음악가 중에서 볼프강 모차르트를 특히 좋아한다면서 “모차르트는 나를 만족시켜 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차르트가 남긴 걸작 ‘대미사곡 C단조’ 중 하나인 ‘성령으로 나시고(Et Incarnatus Est·1783)’를 즐겨 들으며, 루마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이 연주한 버전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외에도 베토벤, 바흐, 바그너 등 거장들의 작품 역시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술 분야에서는 바로크 회화의 개척자로 알려진 이탈리아 출신 화가 미켈란젤로와 카라바조, 러시아 태생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을 좋아한다고 프란치스코는 밝혔다. 그중에서도 샤갈의 작품인 ‘하얀 십자가(White Crucifixion·1983)’는 그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이다.

프란치스코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묻는 질문에 이탈리아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La Strada·1954)’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는 이 영화에 최고의 성인이라 불리는 프랜시스와 관련된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