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엑소더스 끝났나…4년 만에 인구 증가세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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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망률 감소·합법 이민자 증가로 인구 6만7000명 증가
높은 물가·범죄로 다른 주로 9만1000명 이주 등 불안요인 여전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지구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불리며 미국 내 최대 인구를 자랑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줄곧 인구 감소세를 기록 중이던 캘리포니아주 인구가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 정부 및 인구전문가들은 사망률 감소·이민자 증가 등으로 캘리포니아 인구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하지만 높은 생활비와 범죄, 노숙자 문제 등 불안요인이 여전해 향후 미국 내 인구·경제력 비중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재무부는 지난 4월 30일 캘리포니아주 인구가 올해 1월 1일 기준 3912만8162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7000명(0.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인구는 1850년 주로 승격한 이후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2019년 3960만536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3953만8223명, 2021년 3932만7868명, 2022년 3911만4785명, 2023년 3906만1058명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구 감소세의 주원인으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망률 증가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물가 등이 저렴한 다른 주로의 국내이주 증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으로 인한 이민 감소,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 등이 꼽혔다. 높은 범죄율과 솜방망이 처벌에 따른 치안 문제와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의 넘쳐나는 노숙자 문제, 지나친 평등주의로 망가진 공교육 현실 등도 인구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캘리포니아주 인구가 지난해 다시 반등한 것은 코로나19 유행 완화에 따른 사망률 감소와 합법 이민자 수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평가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당시 사실상 차단됐던 합법 이민자 수가 11만42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치를 회복한 점이 인구증가를 견인했다. 캘리포니아주를 떠나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등 미국 내 다른 주로 이주한 인구도 2021년 35만5648명에서 지난해는 9만1189명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58개 카운티 중 31개 카운티에서 인구가 순증했으며, LA카운티(2만1000가구)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카운티(5700가구), 샌프란시스코 카운티(2300가구) 등 대도시 지역에서 신규주택 증가로 인구 증가를 주도했다. H.D. 팔머 재무부 대변인은 "캘리포니아주가 지속 가능한 인구성장 시기를 다시 맞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높은 생활비와 치솟는 범죄율 등을 못 이겨 미국 내 다른 주로 이주하는 인구가 캘리포니아로 유입되는 인구보다 많다는 점에서 향후 인구 증가세 회복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갤러거 캘리포니아 주의원은 AP통신에 "주지사가 (인구반등을) 자랑하는 것은 어젯밤 카지노에서 수천 달러를 잃은 사람이 블랙잭 테이블에서 20달러를 벌었다고 자랑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주지사와 민주당 다수가 왜 계속 문제들을 외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