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엄마 맞아?”… “내가 잘 때 엄만…” 아이와 함께 읽다보면 사랑이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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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좋은 시간만 가질 수 없는 엄마와 아이들. 엄마들이야 혼내기도 해야 하고 잔소리도 해야 하고, 아이들은 자기를 완전히 이해해주지 않는 그런 엄마가 밉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 바뀌는 일상의 감정 아래 사랑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의 구멍’‘똥은 참 대단해’의 작가 허은미의 신작 ‘착한 엄마가 되어라, 얍’(허은미 글, 오정택 그림/웅진주니어)은 마법 주문을 외워서라도 천사 같은 엄마를 만들고 싶은 아이의 심리를 잘 그렸다.

책을 열면 잔뜩 화가 난 듯 보이는 아이가 “나는 가끔 생각해요. 어쩌면 우리 엄마는 착한 엄마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어 아이의 상상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착한 엄마 모습이 펼쳐진다. 귀가 아주 커서 내 이야기를 그래그래 하며 잘 들어 주는 엄마, 눈이 아주 밝아서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척척 알아주는 엄마, 입이 아주 커서 언제나 하하 잘 웃어주는 엄마, 푹신푹신해서 안기면 기분 좋아지는 엄마, 그리고 힘이 세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엄마….

하지만 현실의 엄마가 언제나 천사일 수는 없다. 현실 속 엄마는 옷이 왜 그 모양이냐고 혼내고, 이닦으라고 혼내고, 유치원 버스 놓쳤다고 혼내고, 밥남겼다고 혼낸다. 그때마다 아이는 마술을 건다. ‘수리수리 마수리 얍!’ 물론 현실에서 이렇게 주문을 외워도 엄마는 바뀌지 않는다. 아이의 반응은? “그래도 나는 엄마를 사랑해”이다. 엄마와 아이가 같이 읽는다면, 서로가 천사 엄마, 천사 아이를 원하지만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동화작가 노경실이 쓰고, 2011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박정완이 그린 ‘우리 아기 코 잘 때 엄마는’(뜨인돌 어린이)은 좀 더 어린 아이를 둔 엄마와 아이와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림책은 아이가 잘 때, 엄마는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아기 코 잘 때’ 엄마는 빨래를 하고, 장난감을 정리하고, 사진일기를 쓰고, 그림책을 읽는다. 그리고 또한 엄마는 아장아장 우리 아기 잘 자라게 해달라고, 잘 먹게 해달라고, 잘 웃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아이들은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박정완 작가는 엎드려 자는 모습, 두 팔을 쭉 뻗고 자는 모습, 나비잠을 자는 모습 등 아기가 자는 모습을 자신의 외손녀를 모델로 동판화와 콜라주 기법으로 사랑스럽게 그렸다. 그림책 한장 한장을 넘길 때마다 잠든 아이의 모습 그리고 아이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엄마의 모습이 평온하고 사랑스럽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