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회담-미·일 반응>美 “6者, 대화위한 대화 반대”… 日 “朴, 검증 냉정히 보라”

미국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 의미에 대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평가를 유보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양국관계의 ‘중요한 시금석’으로 여기면서도 중국의 대북정책에 실질적인 변화와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일 정례 브리핑에서 3일부터 시작되는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어떤 결론이 나오는지를 지켜볼 것(We’ll see what the outcome is)”이라고 밝힌 것은 중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미국은 양국과 관계를 모두 갖고 있다”면서 “중국은 우리의 파트너 중 한 국가이고, 한국과도 긴밀한 협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로 이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언급했다. 그는 “두 나라는 6자회담이나 다른 역내 이슈들에서 미국에 모두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6자회담의 진전에 대해 양국이 어떤 합의를 도출할지에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한·중 정상회담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미국 정부는 아시아 역내 국가들 간의 대화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시 주석의 행보는 북한에 대한 냉랭한 태도와 대조된다”면서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국제사회의 책무에 따르는 것”이라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러셀 차관보는 “어느 나라도 6자회담이 대화를 위한 대화의 회전목마식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한·중 정상회담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유지 가능한 2021년의 군사력 조성’ 연구보고서에서 “북한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앞으로도 계속 불안정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앞으로 있을 북한의 위협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동맹국들로부터 신뢰를 유지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