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양적완화 이어 노사정위 ‘시동’… 최경환 ‘두번째 활시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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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이 반년여 만에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근로시간, 정년, 임금 등 노동계 현안이 워낙 많아 더 이상 해결을 미룰 경우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해결을 미룰 경우 사측은 물론 노동계로서도 기대수준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29일 열린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에서 노사정위에 공공부문 정상화 관련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을 전제로 노사정위 복귀 검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부는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사정위 내에 공공부문 정상화 관련 사항을 논의하는 회의체 설치를 검토키로 했다. 양측의 요구가 이렇듯 접점을 찾으면서 노사정위 정상화 논의는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환 노사정위 위원장은 “논의가 이렇게까지 진전된 것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검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향후 (노사정위 정상화 관련)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후속 절차를 통해 오늘 회의에서 도출한 내용을 심화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 이후 처음으로 노사정이 얼굴을 맞댄 자리였다. 당시 한국노총은 정부가 민노총 본부에 경찰력을 투입한 것에 반발해 노사정위 참여를 중단했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동현안이 산적해 있었으나 노사정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고, 노사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지난 2월 국회가 ‘사회적대화 촉진을 위한 노사정위원회 소위원회’를 꾸려 통상임금·근로시간 단축 등과 관련한 입법 논의를 벌였으나 노사 간의 뚜렷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7월 현재 임금교섭 타결률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는 등 노동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만간 나올 예정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도 노사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또 최근 2기 내각이 국정 과제로 들고 나온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 해소 문제도 노동계의 협조 없이는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이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제2기 내각 출범 후)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가 빠른 시일 내에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양극화 해소, 상생의 노사관계 등에 대한 필요성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