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김무성 “내겐 朴대통령 성공이 전부… 이것 없인 차기대선도 없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일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 도중 활짝 웃으며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김 대표는 “내게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이 전부”라면서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아직도 나의 진정성을 의심하는데 참 답답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투는 ‘간결한 스트레이트’다.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고 솔직담백하다. 그건 김 대표 자신의 성품을 나타낸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반말투에선 불쾌감이 아니라 친근감이 묻어난다. 하지만 분명 당대표가 되기 이전과 이후의 그는 많이 달라졌다. 말 한마디에 신중을 기하고 조심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파워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넘긴 것도 꽤 있었다.

김 대표는 “할 말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많이 변했다는 평가와 함께 “내겐 박근혜정부의 성공이 전부”라는 말도 했다. 국정의 90%는 경제이며 경제 살리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7층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했습니다. 7월 14일 전당대회(전대)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첫 작품이네요.

“나에겐 전대 승리보다 재·보선에서의 과반 획득이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여파 때문에 굉장히 분위기도 안 좋았고, 당시엔 절박했어요. 새누리당 의석이 147석이었고 과반 의석을 위해서는 재·보선 15곳 중에 4곳 이상은 꼭 돼야 했는데, 엄살이 아니라 선거 초반엔 그게 걱정이 됐었어요. 열심히 뛰다 보니까 좋은 예측들이 나왔지만 일부러 엄살도 좀 떨었지. ‘한 석이 절실합니다, 살려주세요’ 이런 식으로. 그렇게 이기니까 재·보선 승리에 대한 감격이 더 하죠.”

―새누리당의 선거 슬로건이 분명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막판에 경제 살리기를 내세웠지만.

“실은 잘 부각이 안되서 그렇지, 그때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고 했죠. 세월호 공방으로 가서는 안되겠다 싶어 경제 살리기를 내세운 거지. 재정확대하고 돈 풀어야 한다면서 현오석 경제팀을 막 비판도 했고. 또 한가지 콘셉트는 ‘혁신’이었죠.”

‘반바지’ 선거운동으로 상징되던 ‘혁신’ 아이디어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에 두고 보수 여당의 상징색을 ‘붉은색’으로 만드는데 기여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의 작품이었다. 선거운동 초반, 박대출·윤상현·민현주·김세연 의원이 각각 ‘혁·신·작·렬’이라고 쓰인 운동복을 입고 나와 공개적으로 포즈를 잡은 게 그 시작이었다. “저 친구들 용기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보고 ‘저런 짓 하라’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결국 나한테도 반바지를 입으라고 하더라고. 위만 입겠다고 고집을 피웠는데, 반바지 입는 게 혁신이라고 하더라고요. 혁신이란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반바지도 입고 모자도 쓰고 열심히 다녔어요. 나경원 의원도 첫날은 안 입더니 다음날부터는 계속 입었지. 제일 안 어울리는 게 이인제 최고위원이었는데 그가 제일 열심히 입고 다니더라고. 하하하….” 김 대표는 크게 웃었다.

김 대표는 전대 때부터 ‘보수혁신’ 슬로건을 내세웠다. 그에게 혁신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미(尙未)’의 개념이다. “그것(혁신)을 고민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풀어서 국민들한테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하는 걸. 뭐 감춰 놓은 꿀단지가 아니니까, 실은 다 나온 내용인데. 기득권 내려놓겠다는 것, 작은 문제부터 뭔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지. 특권의식도 내려놓고.”

―7·30 재·보선에서 승리한 의미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다음 선거까지 시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7개월을 성공시키느냐 아니냐를 가르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었어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원내 안정적인 과반 의석 확보가 중요했고. 원내 과반 의석은 4석만 더 받으면 되는 거지만 안정적인 과반 의석은 여기다가 몇 석 더 있어야 했고…. 말하자면 이번 재·보선 승리는 다음 선거까지 남은 20개월 동안 박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준 거라고 봐야죠. 사실 나는 당 대표 된 것보다 이게(재·보선 승리가) 더 기뻐요.”

―박근혜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의 핵심은 역시 경제 살리기인가요.

“물론!”

주제는 금세 ‘경제’로 옮아갔다. 김 대표는 현재의 최경환 경제팀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재정확대 정책, 즉 ‘한국식 양적 완화’ 정책이 좀 늦었다고 보고 있다. 현오석 경제팀 때부터 이미 시작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겠나, 이제 성공해야지. 실패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지금 경제적으론 절체절명의 위기예요. 일본식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지느냐 아니냐 그런 상황이거든요. 디플레이션 조짐도 있어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3.8∼3.9%예요. 그런데 지난 4년간 성장률은 2∼3%였다고. 우리가 더 이상 시기를 놓치면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겁니다.”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그건 아니지.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최경환 부총리는 최근 재정 건전성을 다소 해치는 한이 있더라도 재정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재정 건전성을 포기하는 건 큰일 날 소립니다.…어쨌든 그래서 국회 안정적인 과반 의석이 절실했던 거죠.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재정확대에 의한 경제 살리기 정책이 성공해야 한다는 거죠. 각종 규제도 풀어야 하고. 이제 야당과 함께 경제 살리기를 위한 협상을 해야 합니다.”

―상향식 공천을 공언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거죠. 당원에게가 아니라 ‘국민에게’.”

―100% 상향식 공천이 가능할까요.

“법을 바꾸면 되지.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하고.”

―지난 재·보선에서도 전략공천이 있었고. 어쩔 수 없이 전략공천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그런 여지를 남겨놓으면 또 (구태정치가) 되풀이됩니다. 나는 아예 그런 여지를 안 두겠다는 거예요.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하게 해야죠.”

―100% 상향식 공천을 언제부터 적용할 계획입니까.

“바로 다음 선거부터. 20대 총선부터 해야죠.”

―대표 임기가 다음 총선 이후까지입니다. 공천권을 행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공천권 행사 안 하려고 당대표 된 겁니다. (상향식 공천은) 앞으로 누가 (당 대표로) 와도 손 못 대도록 할 겁니다.”

―지금도 실은 상향식 공천을 하게 돼 있습니다.

“상향식으로 하면서 예외적으로 전략공천을 한 거예요. 이런 걸 아얘 없애겠다는 겁니다. 정치신인이 나서기 위해서라도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해요. 신인들은 자신의 연고지에 가서 정치를 하는 겁니다. 지방의원부터 해야 합니다. 엘리트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서 지방의회의 수준을 높여야 해요. 그걸 열심히 하면 자기 고장에서 국회의원보다 두각을 나타내기에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어요. 그 뒤에 중앙무대로 진출하고….”

―개헌도 혁신 과제 아닙니까.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원래 개헌론자였죠.

“분권형 개헌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100% 찬성입니다, 정치인들은….”

―찬성은 하지만 명분과 타이밍이 문제라는 거군요.

“물론 개헌의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는 내각제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만…절대다수가 임기 4년의 대통령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어요. 문제는 (개헌의) 타이밍이에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2016년 4월) 이전까지 가능할까요.

“이건 여론조사 등에서 다 나타난 거거든요. 이미 잠정적 합의를 다 본 겁니다. 그러니까 의외로 빨리 진행될 수도 있어요.”

―20대 총선 전에 개헌작업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거네요.

“의지만 있으면.”

―요즘 술 드십니까.

“안 먹어요. 선거 때 되면 원래 술 안 마시는 거 알잖아.”

―다시 시작할 때 된 것 아닌가요.

“인사 끝내놓고 마셔야지.”

파워 인터뷰를 했던 때는 김무성체제의 첫 당직 인선 발표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전당대회도 재·보선도 끝나고 앞으로 상당한 시간 선거도 없지만 그가 제대로 술을 다시 시작할 것 같지는 않다. 정치환경이 워낙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이다.

―서청원 대표(과거 당대표를 지냈던 것에 대한 예우 차원의 호칭)가 전대에서 2등을 한 뒤로 많이 불편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불편할 것 없죠. 내가 선배로 잘 모시겠다고 했고, 서 대표도 몸이 지쳐서 그렇다고 했는데. 병원에서 만나 이야기 잘 끝났어요. 우리가 하루 이틀 안 사이가 아니잖아요. 좋은 관계가 30여 년 간 유지됐어요. 다 풀렸고, 지금 안 나오는 건 진짜 힘들어서예요. 서 대표 나이가 72세에요. 8세 어린 나도 지치는데.”

―두 분의 관계가 당내 화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별문제 없을 것이라는 말씀이죠.

“물론이지.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해주려고 피하는 측면이 있는 거 아닌가.”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에 박 대통령을 만났는데,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까.

“그건 뭐….”

―앞으로 당·청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죠.

“그건 당연하고 간단한 겁니다. 새누리당 당원들이 그분을 새누리당 후보로 세워 대통령을 만든 거잖아요. 박근혜 정권이자 새누리당 정권이에요. 공동운명체잖아요. 기본은 새누리당이 성공하자는 거죠. 그래야 다음 정권도 있는 거니까. 서로 협력을 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박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너무 당연한 거죠. 서 대표도 (전대에서) 대통령에게 과감하게 진언하겠다고 했잖아요. 과감한 진언이랑 할 말을 하겠다는 거랑 뭐가 다른가. 똑같은 말이잖아. 내가 박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겠다는 게 아니에요. 박 대통령 측에서 오해를 많이 했어요. 내가 흔든다고.”

김 대표는 “내겐 박 대통령의 성공이 전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성공 없이는 20대 총선에서의 과반 획득도 없고, 19대 대선도 없고, 정권 재창출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내가 박 대통령을 성공시키는데 진력하겠다는데 그 주변 사람들이 왜 나를 의심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참 갑갑한 사람들”이라고 혀를 찼다.

―현 정부의 일부 사람들을 겨냥해 ‘비분강개’라고 표현한 일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아니라 청와대 사람을 두고 한 말이죠.”

―이제 대통령도 만났고, 비분강개함도 다 삭히신 건가요.

“그럼. 지나간 것 갖고 미련을 두는 건 더 미련한 거죠.”

―박 대통령과는 어떻게 얼마나 자주 만날 생각입니까.

“필요할 때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고 만나고 정례화하고 그래야 하겠지.”

―그간 여당 대표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이제는 대통령이 변했잖아요. 이완구 (여당) 원내대표도 만났지, 박영선 (야당) 원내대표도 만났지. 장관 대면보고 받는다 하고, 나도 만났고….”

―지금 박 대통령과의 사이는 어떻습니까. 과거에 비해.

“박 대통령이야 나랑 제일 가까웠던 사이죠, 분명히. 2005년 사무총장 할 때부터. 세종시 때문에 멀어졌지만. 실은 세종시 때문에 간극이 생긴 게 아니라 그전에도 좀 뭔가….”

―그전에 뭐였습니까.

“나의 과욕 때문에 간극이 생긴 거지.”

―진언을 했는데 받아주지 않은 건가요.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과하게 자꾸 말하게 되니까….”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해 하고 싶은 말도, 공개하지 말아야 할 말도 많은 것처럼 보였다. 그는 박 대통령과 만났다 헤어지고 또다시 만난 일들, 백의종군한 일들을 떠올렸다. 박 대통령과 자신, 두 사람의 사이가 상당히 ‘운명’ 같은 것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데,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인사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니까 인사수석실을 새로 만든 거죠. 새 인사수석실에서 다양한 인사 풀을 갖고 잘할 거라고 기대할 따름이지.”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인사수석실을 만든 뒤에 문제가 더 커졌어요. 청와대가 중앙정부 국장급·과장급 인사까지 다 했거든요. 지금도 이런 우려가 있는 것 같은데.

“…….”

―박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될 수 있죠.”

―성공을 위한 조건은.

“경제 살리기죠. 그게 4분의 3 이상이지. 아니 90%예요.”

―경제 살리기 하기 위해 여당 대표로서 뭘 할 생각인가요, 구체적으로.

“당에서 당·정협의를 자주 요청해야죠. 그동안 당·정이란 게 주로 정부 요청에 의해서 열렸던 거고, 또 정부가 하는 정책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달라져야 해요. 과거에는 정부가 당에서 얘기 해도 안 받아준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당 출신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가서 팔을 걷었으니까….”

다시 경제 얘기로 돌아가자 김 대표의 답변이 길어졌다. 김 대표는 “여야가 경제 살리기를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본식 불황’으로 빠진다는 점도 힘주어 말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여야가 싸우기만 하면 국민은 실망한다는 말도 곁들였다.

―당·청, 당·정관계도 중요하지만 여·야관계도 못지 않게 중요하잖아요.

“대야관계는 내가 해온 말이 있어요.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양보할 수 있는 걸 갖고 나와야 하는데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걸 갖고 나온다, 그러면 안 되는 거죠.”

―사람에게 배신당할 때 가장 괴로웠다고 하던데 그게 언제였습니까.

“당으로부터 배신당했을 때….”

―공천 말씀이죠.

“내가 사무총장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때 정말 공을 많이 세웠어요. 그런데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편이었다고 2008년 총선에서 잘라 버렸잖아요. 그때 일 잘 알잖아요. 친박연대 만들어서 25명 당선시키고 조건 없이 입당해서 절대 안정 과반 의석을 만들어준 게 납니다. 그다음에 원내대표하고 비상대책위원장까지 한 나를 2012년 공천에서 또 잘라 버렸잖아요. 당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큰 공이 있는 인물을 모르겠다는 식으로 내치니까 정치가 발전이 안 되는 거예요.”

―차기 대권에 대한 생각을 안 물어볼 수가 없는데요.

“나보고 대선주자 운운하면 그건 나에게 ‘죽어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임기 완료 때까지 당 대표직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이 정도로 하면 되겠습니까.

김 대표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2017년 대선 판은 어떻게 읽고 있습니까.

“문제는 경제죠. 경제로 성공하면 우리가 재집권합니다.”

―이번 재·보선의 특징 중 하나가 대권 후보군들이 몰락했다는 거죠.

“많이 그렇게 됐죠. 손학규는 은퇴하고 김두관도 졌고, 안철수는 야당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임태희와 노회찬도 어렵게 됐고. 사실은 이런 것들이 대한민국 정치판에 중요한 사인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로 큰 변화예요.”

―정치인의 덕목이랄까, 자질은 뭐라고 보십니까.

“정체성입니다. 여기저기 넘보면서 왔다 갔다 하는 것,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김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도전해 당선된 이정현 의원에 대해 “대단한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했을 때 관계가 불편했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의원이 초지일관 호남지역에서 도전해 3전4기의 기적을 일궈낸 것이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여기는 듯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김 대표가 비서를 호출했다. 전화기를 건네받은 김 대표는 그 자리에서 이 의원에게 전화를 했다. “지역 인사 끝나는 대로 서울 올라오소. 업어줄 테니.” 김 대표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인터뷰 = 허민 정치부장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