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항우연’ 2년 의무복무-2년 휴직-사표…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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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우주비행사 1호로 각광받았던 이소연(얼굴) 씨가 결국 12일 몸담았던 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을 그만둬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씨의 퇴사 소식에 “누릴 건 다 누리고 튀는 건가? 대실망” “우주관광객 1호냐, 창피하다” 등 대체로 실망과 분노가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를 뽑아 우주인으로 양성하는 데 총 260억 원의 국비가 들었는데, 개인 사유로 공무원직을 그만둔 건 ‘먹튀’(혜택은 누리고 책임은 회피)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4년 간 그와 일했던 항우연은 비교적 담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항우연 측은 “우주비행 후 자기 임무를 다했다”며 “강연 같은 활발한 대외 활동을 통해서 국민, 특히 청소년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항우연 측은 다만 “이소연 박사의 항우연 퇴사가 마치 한국 우주인이 없어진 것처럼 언론에 비쳐지면서 그동안 우주인을 보며 우주의 꿈을 키워온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 졸업생인 이 씨는 지난 2008년 3만6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한민국 우주인 1호로 선발됐다. 러시아 로켓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다녀와 당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항우연 선임연구원으로 2년 간의 의무복무 기한을 끝낸 이 씨는 2012년 8월 휴직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한 뒤 미국에 계속 머무르다가 결국 항우연마저 그만두기에 이른 것이다.

이 씨는 2년 간의 휴직기간도 꽉 채워 철저하게 자기 개인 경력관리에만 충실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더욱이 사표를 미국에서 우편으로 보낸 점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 씨의 ‘먹튀’ 논란은 우리나라 항공우주 정책조차 체계적인 우주인 양성 등 중장기적 시각 없이 단발성 이벤트에 치중했던 게 아니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