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감소… 요금 할인으로 이어질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에 따른 이동통신사들의 수혜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핵심은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 감소가 수익 개선으로 이어져, 이통 요금 할인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여부다.

이통사들은 법 시행으로 지원금을 누구에게나 차등 없이 지급하게 됐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의 감소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 감소로 이통사가 법의 최대 수혜자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29일 신규 서비스 기자 설명회에서 단통법이 시행되더라도 자사의 마케팅 비용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국현 KT 마케팅 전략본부장(상무)은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이통 3사는 번호이동 가입자 위주로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기기변경 가입자도 동일한 지원금을 받게 된다”며 “보조금 과다지급 같은 통신 대란은 사라지겠지만,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한 지원금을 지급하게 되면서 이통사들이 지급하는 마케팅 비용 총액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본부장의 이 같은 설명은 단통법이 시행되면 이통사들이 실적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최근 증권가 보고서들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증권사들은 보조금 상한선이 정해지면 한 가입자당 보조금 규모가 줄어 마케팅 비용의 감소에 따른 수익성 향상을 예상하고 있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시된 단말기별 보조금, 판매가 등이 7일 이상 변경 없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보조금 경쟁 과열이 유발될 가능성이 낮다”며 “이에 따라 시장이 안정화돼 이통사 마케팅 비용이 줄고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부정적 전망에 따라 실제 마케팅비 감소 여부는 4분기 실적이 나온 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기대했던 마케팅비 감소에 따른 기존 통신요금 인하 가능성도 희박해진 상황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