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아파트 난방비 조작 의심 16가구 소환조사

여배우 김부선(53) 씨 폭행 사건으로 불거진 서울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 난방비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열량계 조작 가능성이 의심되는 16가구를 특정해 형사처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거주자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일 “H아파트 69가구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결과 53가구의 경우 해외체류·열량계 고장·전열기 사용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나, 16가구는 난방비가 0원이 나온 경위에 대해 소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6월 성동구청의 수사의뢰를 받아 2007∼2013년 동절기(27개월) 동안 난방비가 0원이 나온 128가구 가운데 2회 이상 난방비가 0원이 나왔던 69가구를 상대로 방문조사를 실시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경찰조사 결과, 24가구는 해외체류·장기출타 등 미거주 상태, 14가구의 경우 열량계 고장 또는 배터리 방전, 4가구는 중앙난방 대신 전열기 사용 등으로 난방비가 0원이 나온 이유가 확인됐다.

또 2007년 1∼3월 사이 난방비가 0원이 부과된 11가구는 공소시효가 지나 소환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그러나 나머지 16가구의 경우 난방비가 0원이 나온 이유에 대해 제대로 소명하지 못해 열량계를 의도적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아파트 관리소 측의 난방비 부과·징수 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조사 대상 69가구 중 51가구만 열량계 조작을 막기 위한 ‘봉인지’가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봉인지 부착이 의무화된 것이 2012년 이후인 데다 부착·관리·교체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어 봉인지 부착여부 만으로 열량계 조작여부를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열량계 조작이 가능한지 여부 확인을 위해 전문기관에 감정 의뢰한 결과 “H아파트 대부분의 가구가 열량계 기술기준이 강화되기 전인 12년 7월 이전에 검정을 받은 제품이 설치돼 있어 배터리 제거·온도센서의 손상 등으로 열량계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