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권력따라 다른 검찰 法감정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집행부의 신규 야구장 건립 터 변경에 불만을 품고 시장에게 계란을 던진 경남 창원 시의원이 30일 구속됐다. 검찰은 “의원들은 대화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부를 비판해야 하는데, 집행부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의회 내에서 시장에게 계란을 던지는 폭력 행위는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계란테러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7월 8일 해운대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민선 6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투표함 2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1시간 동안 본회의장을 점거한 새정치민주연합 A 의원을 구속기소했다. 이 의원은 의장단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단을 독식하려 하자 휘발유를 가득 채운 페트병을 들고 들어가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검찰은 이처럼 기초의회의 과도한 의회내 폭력에는 구속영장 청구로 대응하며 의회 민주주의 확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힘 있는’ 국회의원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김선동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민주노동당 시절인 2011년 11월 22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둔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려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당시 김 의원의 행위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를 통해 국회 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검찰은 김 의원이 불체포특권의 그늘속에서 여덟 차례나 소환에 불응하자 직접 조사를 생략한 채 이듬해 3월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검찰은 2009년 1월 국회 사무총장실 집기 등을 부순 강기갑 의원(‘공중부양’ 사건)도 여섯 차례의 소환에 불응하자 조사 없이 불구속 기소했다. 의회 폭력 사안 처리를 놓고 보면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검찰이다.

창원=박영수 전국부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