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전세 보호기간 2년 → 3년 연장 검토’에 국토부·기재부 “전셋값 폭등 우려”

법무부가 전세임대차 보호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정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전세임대차 보호 기간을 3년으로 늘릴 경우 전셋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 연구용역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전셋값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경제부처인 법무부가 전셋값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건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재 법무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국토부 및 기재부와 제대로 협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도 “주택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것은 맞지만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일 뿐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법무부가 검토 중인 방안에 대해 국토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무부가 검토하고 있는 전세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자는 것은 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계약 갱신청구권’을 줘서 전세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자는 방안과 유사하다”며 “전세 기간을 늘리면 집주인들이 가격을 급격히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현재 법무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그러나 전세 기간을 늘리는 방안은 긍정적인 영향보다 전셋값을 급등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도입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현 상황은 전세 공급 자체가 부족하고,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받아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전세 임대차 보호 기간을 연장할 경우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장병철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