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내년 ‘첩첩산중’… ‘퍼펙트 스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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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투자 및 소비 부진, 엔저(低)와 중국 경기 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퍼펙트 스톰(여러가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제 위기 현상)’ 수준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무상 복지, 법인세 인상 논쟁에 파묻혀 있을 때가 아니라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증현(맨위 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경제만 회복되고 있을 뿐 유럽이 어렵고 중국도 하드랜딩(경착륙)하고 있으며 일본의 아베노믹스 역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며 “내년 우리 경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윤 전 장관은 “국내 경기도 최경환 경제팀이 경제개발 3개년 계획을 이끌고 있지만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대외 환경 불확실성으로 수출이 낙관적이지 않고 내수 경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그런데 국회는 뚜렷한 재원 조달 방안도 없이 복지 논쟁만 한창 하고 있다”며 “복지 전반에 대해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지금 정치권은 너무 단기적인 것에 매달리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 재원 마련 수단으로 야당이 내세우고 있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서 발길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법인세 흐름과 같이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식(경제학·가운데) 연세대 교수는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 경기가 좋지 않고 동시에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고 있어 이중으로 중국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금리를 내리는 수요 부응책으로 하드랜딩을 막는 역할을 했다”며 “수요 중심 부양 정책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공급 효율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력을 키우고 기업을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인교(경제학·아래) 인하대 교수는 “엔저 지속으로 미국과 유럽 등 제3국 수출시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중국 시장까지 막혀있는 상태에서 부정적인 파장이 증폭될 수 있다”며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부정적인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준 이상의 대책이 있어야 이번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