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공직자가 된 ‘정통 삼성맨’…공무원 혁신 이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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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 인사혁신처장

지난 18일 11명의 장·차관급 인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이근면(62·얼굴) 초대 인사혁신처장이었다. 박인용(62) 초대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와 정재찬(58)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2명의 장관급 인사보다도 이 처장이 더 주목을 받은 데는 이유가 있다.

박근혜정부의 잇단 인사정책 실패 뒤 시스템 개선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에 앉게 된 ‘정통 삼성맨’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처장은 약 30년 간 삼성그룹에서 활동한 인사 전문가다. 대기업의 인사통이 현 정권의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척결 작업은 물론, 공무원연금 개혁 등 ‘철밥통 깨기’라는 중대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이 처장은 1976년 삼성코닝에 입사해 삼성SDS, 삼성데이타시스템, 삼성전자 등을 두루 거치며 인사를 담당했다. 특히 1990년대 ‘열린 채용’으로 대표되는 삼성의 인사 혁신을 이끈 주역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 번 방침이 서면 일사불란한 집행이 가능한 기업 조직과 달리 공직사회 개혁은 공무원노조는 물론 정치권, 시민단체 등과의 고도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이 처장은 19일 취임식에서 자신을 공직사회의 ‘미생(未生·바둑에서 생존에 필요한 두 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 비유하면서 “여러분들이 이 신입사원을 잘 지도해 완생 좀 시켜서 내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인 출신 공직자나 정치인 중 성공 케이스가 드물다는 점은 완생으로 가기 위한 이 처장의 경로도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