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야택시 왜 없나했더니… 개인택시 야간운행 회피 탓

서울의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은 개인택시들의 야간 운행 급감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심야전용 택시 등 수요 대응형 택시의 보급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도시철도 막차시간 이후 역 주변에서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구원은 ‘통합형 디지털운행기록계(IDTG) 자료를 통한 택시 이용과 운행 행태 분석’ 보고서에서 서울지역 각 택시에 설치돼 있는 IDTG를 분석한 결과 개인택시 공급 부족이 심야 시간대 택시 승차난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2014년 10월 말 현재 서울시 면허 개인택시는 4만9382대, 법인택시는 2만2787대로 전체 7만2169대다.

그러나 개인택시는 퇴근시간대부터 공급이 점점 줄어들며 심야시간대가 되면 그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택시의 경우 오전 10시 이후 2만5000대 넘게 운행되다가 오후 5시쯤 2만9366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점점 줄어들다가 자정 이후 급격히 운행 대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법인택시는 오후부터 지속적으로 공급이 증가해 심야시간대에 최대치(1만5696대)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편중된 택시 수요와 상대적인 공급 부족이 승차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도시철도 막차시간 이후 역 주변에선 택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용자 간 승차에 대한 우선권 마찰을 발생시키거나 승차거부 등 택시의 불법적인 영업을 야기할 개연성을 높인다. 사실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상당 부분은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승차난 해소와 이용자 편익 제고를 위해 심야전용 택시, 요금 자율형 전용콜택시 등 수요 대응형 택시의 보급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도시철도 운행종료 시간 이후 서울 막차 역과 경기·인천 지역을 연결시키는 심야버스 노선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법인택시는 개인택시에 비해 시속 1.08㎞ 정도 빠르게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할증시간대인 자정 이후에는 최대 시속 2㎞ 이상 차이를 보인다고 서울연구원은 지적했다. 서울연구원은 과속을 방지, 택시 이용객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거리 요금의 비중을 축소하고 시간 요금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