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업화 유산의 문화 휴식공간 재활용 지지부진

용도 폐기된 고가 철로를 재활용해 만든 하이라인 공원이 대성공을 거둔 가운데 미국 뉴욕시가 트롤리(전차의 한 종류) 터미널을 개조해 2018년까지 세계 최초의 지하 공원을 만든다. 이러한, 과거 산업화 유산의 문화·휴식 공간 재활용은 뉴욕, 런던 등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들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울시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서울역 고가도로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변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과 관련 교통대책 미흡, 산업 유산 재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감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뉴욕시는 116년전 만들어졌고 1948년부터 창고로 사용된 맨해튼 로어 이스트의 트롤리 터미널을 재활용해 세계 최초의 지하공원을 만들고 있다. 완공 예정 시기는 오는 2018년이다. 이 사업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하이라인 공원에 빗대어 ‘로우라인 프로젝트’로 불리기도 한다. 햇빛이 잘 드는 여러 곳에 태양관 수집 장치를 설치해 지하에 빛을 전달한다. 이 덕분에 지하에서 식물을 키울 수도 있다. 또 태양열 집열판을 통해 확보한 에너지로 공원 유지 관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산업화 유산의 문화·휴식 공간 재활용은 세계적인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영국 런던시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대표적인 사례다.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화력 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침체돼있던 런던 동부 지역을 관광 명소로 거듭나게 하는데 기폭제가 됐다.
　
서울시도 서울 당인동 화력발전소 인근 문화 지구화 프로젝트, 서울역 고가도로 프로젝트 등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역 고가도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산업화 유산의 문화·휴식 공간 재활용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저항감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태에서 남대문 시장 상인, 주변 주민 등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렴하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주변 주민들에게 서울역 고가도로 프로젝트의 장점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관련 교통 대책도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