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도부 내 혼선 늘어… 일부 이탈 가능성”

“핵심外 리더들 신분보장 관심”… 통일때 南옹호 가능성 주장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의 혼선과 균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 분야 핵심당국자로 활동했던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성균관대 교수)은 27일 “북한의 국제 고립이 심각해지면서 북한 지도부 안에 혼선이 늘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전 기획관은 김 제1위원장의 최측근 세력 등 핵심 지도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도그룹의 이탈 가능성과 북 정권과 주민 간의 분리 대처 전략을 제시했다.

김 전 기획관은 최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핵심 지도부는 현 정치 시스템이 자기 이익에 부합된다고 보기 때문에 (정권에) 지지를 하고 있고, 김정은 가문의 혈통들은 어떤 변화에도 타협할 수 없지만 나머지 리더들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들이 어떤 신분이 보장되고 또 어떤 환경에서 자기들의 입장이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앞서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에서도 “북한의 엘리트 계층 수만 명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또 통일 후에 한국 옹호 세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면서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해 100명도 채 안 되는 북한 정권 최고 핵심 수뇌부와 이들을 분리해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는 북한 정권의 내부 취약성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평양 거리를 보여주며 문제가 없어 보이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 정권이 소수 엘리트, 그리고 평양 위주로 마지막까지 체제를 사수하겠다는 그런 차별화된 정책 때문에 생기는 착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5자 간 협의를 토대로 6자 차원으로 탐색적 대화 추진 방침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기획관은 보다 냉정한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 정권에 대해 정부는 억지로 희박한 가능성을 믿고 협상을 하면서 보상하고 합의하는 데 목맬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화 노력도 언제든지 열려 있겠지만 우리 스스로 안보를 지키고 억지력을 갖춘 뒤에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변화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안보 우선 및 국제공조 전략을 제시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