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入隊선물’로 주려 시작했는데 ‘35년전 병영일기’ 출간 좀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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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생활을 힘들어하는 신세대들에게 면역제가 됐으면 합니다.”

안치환(부이사관·57·사진) 광주시 도시재생국장은 자신의 군대생활 경험을 담은 책 ‘7080 병영일기’(율도국)의 다음 주 출간을 앞두고 6일 이렇게 말했다. 240쪽 분량의 이 책에는 1979년 4월부터 1982년 2월까지 논산훈련소와 맹호부대에서 힘들게 군대생활 한 경험이 50여 편의 수필 형태로 담겨 있다. 짓이겨진 바나나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일, 한겨울밤에 팬티차림으로 얼차려를 받던 중 항문 근육이 이완돼 전 중대원이 동시에 방귀를 뀌게 되었던 일화 등도 소개돼 있다.

안 씨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다수가 경험했을 군대생활을 굳이 책으로 낸 이유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군대생활 34개월이란 ‘인생의 공백기’를 무언가로 채워서 남겨둬야만 그 허전함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신세대들에게 아버지 세대의 병영생활을 들려줌으로써 정신적인 예방백신주사와 같은 효과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아들(26)이 입대를 한 해 앞둔 지난 2008년 이 책의 출판을 준비했으며, 아들이 입대하자 전자책 형태로 읽히기도 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