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어깨동무 性추행… 음란물 보여주면 性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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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건넬때 손 쓰다듬는 행위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도 안돼
“OO씨, 커피나 타와”는 性차별

A 씨는 부하 여직원에게 ‘어깨 좀 주물러 보라’는 말을 자주 하고, 회식자리에서 반복적으로 팔짱을 끼거나 어깨동무를 했다. 또 B 씨는 부하 여직원에게 “○○ 씨는 커피나 타와”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 같은 경우 성범죄 측면에서 어떤 기준이 적용될까. A 씨는 성추행과 성희롱 등 성폭력으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B 씨는 성폭력이 아닌 성차별로 볼 수 있다.

27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성추행과 성희롱은 피해자가 성적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꼈는지에 따라 성범죄로 판단할 수 있다. 성추행은 주로 신체접촉으로 발생한다면, 성희롱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성추행과 성희롱은 주로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 등 확실한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피해를 감추는 경향이 강하다. 교수와 조교(대학원생)로 구분되는 대학, 상명하복이 뚜렷한 군대 등 상하관계가 명확한 곳에서 자주 발생한다.

성추행 중에서는 주로 업무를 가장해 신체접촉을 하는 유형이 많다. 예컨대 컴퓨터를 가르쳐 준다면서 어깨를 끌어안는 행위, 회식자리에서 친근함을 표현한다면서 억지로 신체를 접촉하는 행위, 서류를 건네받을 때 손을 쓰다듬는 행위 등이 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엉덩이를 치는 행위도 대표적 유형에 해당한다.

성희롱은 언어적 성희롱, 시각적 성희롱으로 나뉜다.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외모에 대해 성적인 비유를 하는 경우가 언어적 성희롱이며, 음란한 사진·그림·낙서 등을 보여주는 행위는 시각적 성희롱이다. 사무실에서 음란물을 보며 함께 보기를 권유하거나 이를 공용 게시판에 게시하는 행위, 자신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을 여성의 나체사진으로 바꾸고 여직원에게 자랑한다면 시각적 성희롱에 해당한다.

하지만 직장 상사가 여직원에게만 커피 타기를 계속 요구한다면, 성적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부당한 요구를 한 것이기 때문에 성희롱이 아닌 성차별이 된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