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에 사드 배치해도 판매안해”… 전략무기 기술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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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소식통 “1개 포대 구입한 UAE 같은 방식 적용않을 것”

韓·美 ‘배치’ 공감대 형성돼도
규모·비용 외 배치 방식까지
협상테이블 주요의제 오를듯

미국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더라도 이를 판매하는 방식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주한미군 배치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첨단 전략무기의 기술 유출 가능성 때문이다.

이는 새누리당 등 여권을 포함한 국내 일각에서 한국 전역을 커버하려면 돈을 들여서라도 사드 3개 포대를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향후 한·미 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에 공감대를 형성하더라도 배치 규모와 비용 부담은 물론 배치 방식까지도 협상 테이블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시사한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국내 일각의 ‘사드 수입론’과 관련, 사드는 최첨단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미국 측이 우리에게 판매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약 39억2000만 달러를 들여 사드 1개 포대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미국 측이 한국에 대해서도 UAE 방식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한국 정부가 사드를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처럼 이중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이유는 방위사업 기반이 취약한 UAE와 달리 한국에 대해서는 최첨단 전략무기에 대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1개 포대당 배치 비용이 적게는 1조 원, 많게는 2조 원에 달하는 만큼 미국의 이 같은 방침은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과 일치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 구축 등에 막대한 방위비를 쏟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 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사드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더라도 미국 측이 방위비 분담 차원에서 한국의 비용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 규모를 3개 포대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경우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권 내에서도 사드 배치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최윤희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준비 평가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전력증강 방안 등 양국 국방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