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역발상… 고급 철강재로 ‘中 공략’

품질·기술력서 우수성 입증
年 6000t 규모 스테인리스강
中 생산법인과 공급계약 체결
주방기기·車 강판 등에 사용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시장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포스코가 품질과 기술을 내세워 자동차·주방용품 소재 등 중국 고급 철강재 시장을 ‘역공략’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중국 스테인리스강 생산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ZPSS)과 강판 가공센터인 포스코-CFPC는 지난 3월 말 중국 주방기기 업체 광동성동원주구실업(이하 둥위안)과 연간 6000t 규모의 스테인리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둥위안은 스테인리스 싱크대 소재를 제작하는 중국 내 1위 업체로 유럽 및 미국 등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장가항포항불수강과 포스코-CFPC는 향후 1년간 둥위안의 연간 사용량 전량을 공급하게 됐다.

포스코는 1월 말∼2월 초에는 광둥(廣東)성에 위치한 광치토요타와 광치혼다, 둥펑닛산 등 완성차업체 3곳에서 잇따라 기술전시회(포스코 테크 데이)를 열고 초고강도강(AHSS)과 자동차 부품용 스테인리스 제품 등을 소개했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에도 중국 내 다른 완성차업체와 기술전시회를 열고 자동차용 고급 철강재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말 광둥성 포산(佛山)시에 자동차 강판은 물론 스테인리스강, 알루미늄 등 특수강 가공이 모두 가능한 연산 5만t 규모의 가공 라인을 갖춘 포스코-CFPC 3공장 준공식을 가진 바 있다.

포스코의 중국시장 공략은 최근 국내시장에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범람하면서 대다수 철강사들이 내수시장 방어에 급급한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어 더 눈길을 끈다. 실제로 포스코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판매한 철강재는 전년 대비 10.0% 증가한 287만4000t에 달해 전체 수출량의 18%를 차지했다. 포스코가 가격경쟁력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 고급 철강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시장이 연평균 6.5%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며 “자동차 강판 등 고급재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더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