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총리·국정대행…‘1인 3역’ 최경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의장석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총리대행’을 맡은 최경환(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의장석에 앉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경제활성화·구조개혁 속 국정전반까지 챙기는 역할

‘경제활성화와 4대 부문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와중에 국정 전반까지 챙겨야 하니….’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을 마치고 20일 오후 귀국한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발걸음이 더 바빠지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사실상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오는 27일까지는 국정 최고책임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최 부총리는 21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국무회의실로 들어갈 때까지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한 듯 굳은 표정이었다. 이 총리 사임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최 부총리는 국민의례를 마친 뒤 “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오늘 회의는 제가 주재하기로 했다”는 말로 회의를 시작했을 뿐 통상적으로 하는 모두 발언도 생략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총리의 사표가 아직 공식 수리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최 부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 발언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총리 대행을 맡은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현행 정부조직법 22조에는 ‘총리가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기재부 장관이 겸임하는 부총리,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는 부총리의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 부총리가 사실상 총리 대행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기재부도 바빠졌다. 박 대통령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오는 27일까지는 최 부총리가 사실상 총리, 경제부총리의 역할뿐만 아니라 국정 최고책임자의 역할까지 ‘1인 3역’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21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최 부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 일정 때문에 오후 2시로 연기됐다. 향후 4월 임시국회에서는 최 부총리가 총리를 대신해 국회의원들의 대정부 질문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향후 최 부총리의 일정은 경제부총리보다는 총리 대행 역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과 경제활성화정책 추진 등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해동·유현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