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에… 成 파문에… 6월 처리도 난망

상임위 내 정쟁에 밀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野 ‘KIC사장 거취’ 연계

지난해 8월 정부가 제시한 30개 경제활성화법 중 9개 법안이 8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4월 임시국회 내 처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의료법 개정안 3개를 제외하고는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로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지만 4·29 재·보궐선거와 ‘성완종 게이트’ 파문 등으로 여야 공방이 격렬해지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6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쉽지 않아 정부의 요청을 국회가 1년 동안 묵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7일 “경제활성화법 중 아직 처리가 안 된 9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의료법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의 경우 여야 간 이견 조정이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막판까지 합의 처리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야당이 경제활성화법을 ‘볼모’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합의 처리를 위한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21개 법안을 처리하는 등 최대한 협조해 왔다는 입장이다.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사실 새누리당도 (9개 법안 처리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며 “여당이 이 법안들이 안 돼서 경제활성화가 안 되고 있는 것처럼 하고 야당에 대해 ‘발목잡기’라고 비판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거취에 막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무현정부에 대한 막말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안 사장이 사퇴하지 않고는 법안소위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야당이 고수하고 있지만 여당으로서도 안 사장을 내쫓을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요청해 뒀지만 채 2주일도 남지 않은 4월 국회에서 안 사장의 거취가 결정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 원내대표가 “(안 사장의) 거취는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성의를 보이자 새정치연합이 28일 법안소위 개최에는 동의해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비스산업 중 ‘의료 분야’의 경우 아예 제외하자는 새정치연합과 ‘연구·개발(R&D)’ 부분은 포함시켜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이 맞서 있지만 합의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기재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야당이 4월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던 국회 정무위원회의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관광진흥법 역시 상임위에 막혀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