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싸움’ 점입가경>‘막장 갈등’ 화해 가능성있나… 지배구조 해결 못하면 불가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94세 신격호 동영상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일 방송매체들을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어떤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SBS방송캡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가 골육상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점선 안) 모습. 신창섭 기자 bluesky@

롯데 지배정점에 日광윤사
계열 분리 통한 화해때도
어떤식이든 지배권정리 필수

母親 “두 아들 모두 사랑”
중재 역할 가능성 내비쳐
신동빈 “끝까지 가겠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극적인 타협 가능성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계 서열 5위의 대기업이 가족 간의 분쟁으로 경영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 등 그룹 경영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그리고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간에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측의 경영권 분쟁에 신 총괄회장까지 가세하면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사태를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의 ‘부자(父子)간의 대결’ 구도로 끌어가려는 반면, 신 회장 측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친인척들이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쿠데타’로 규정짓고 있다.

현재까지는 양측이 타협을 볼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양측이 타협을 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하고 있어,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포장재 회사인 광윤사가 27.6%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광윤사는 두 형제가 20∼30%가량의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신 총괄회장은 10% 미만의 적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0여 년 전에는 신 총괄회장이 50%가량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신 회장 등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두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여사가 광윤사 지분 2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게미쓰 여사는 2일 일본 입국장에서 “두 아들을 모두 사랑한다”며 중재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계 일부에서는 계열 분리를 통한 화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예전처럼 일본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나눠 경영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에도 어떤 식으로든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배권’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귀국하는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만나는 시점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형제간 타협점을 찾으려 했으나 동생이 이를 거부했고 마지막까지 철저히 싸우겠다고 선언했다”고 폭로해 화해는 요원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