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교무회의, 의대 정원 증원안 담은 학칙 개정안 부결…“사회적 합의부터 선행돼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지난 3월 경남 양산시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추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승륜 기자

차정인 총장, 단과대학장 등 30여 명 교무회의 열고
적절한 규모의 정원 증원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증원 규모 확정 전 책임 있는 주체 논의 필요성 제안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대가 7일 정부의 의대 정원 배정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부산대는 이날 오후 교무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증원 내용이 담긴 부산대 학칙 일부 개정 규정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기존 125명이었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200명으로 확정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에만 입학생 계획된 증원 규모의 절반가량만 적용해 163명 뽑기로 했다.

부산대는 이런 내용을 담아 개정한 의대 증원 학칙을 학내 최고 심의 기구인 교무회의 심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 차정인 총장과 단과대학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교무회의에서 개정안이 부결된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교무위원들은 대학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산대 측은 "교무위원들이 적절한 규모의 의과대 입학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면서 "의대생 집단 유급 위기와 전공의 부재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 해결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는 데도 공감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만, 학교 측은 "교무회의의 이번 결정의 의미는 개별 대학이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에 국가 공동체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 속히 만나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대 교수회는 지난 3일 대학평의원회와 교수평의회를 열어 학칙 개정안에 대해 심의해 만장일치로 부결했다. 교수회의 이 같은 결정은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며 교무회의에서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심의하기 전에 교수들의 반대 의사를 전하기 위한 선언적 조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