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거세지는 ‘심학봉 의원직 사퇴’ 여론

野 여성의원들 윤리위에 제소
與일각 “탈당 이상 조치 필요”

성 추문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심학봉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성폭행 관련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의원들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심 의원을 제소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탈당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 새누리당 여성 의원은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새정치연합의 의원직 사퇴 주장은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국회 상임위원회가 열리고 있는데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윤리적·정치적으로 큰 문제인 만큼 탈당 이상의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한 뒤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당 차원의 자정 노력을 해 나갈 것이고, 앞으로 어떠한 해당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여성 의원들은 이날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성관계 후 30만 원이 오고 갔다는 것은 최대 성폭행, 최소 성매매”라며 “이번 사건은 남녀 간 애정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폭행 또는 성매매한 사건인 만큼 이후 경찰 조사를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은 탈당 꼬리자르기 연극하지 말고, (심 의원은) 자진 사퇴해서 실추된 국회 명예 회복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구미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심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편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품위를 잃는 일이 앞으로 벌어지지 않게 공직자 처신을 더 조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사과나 유감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