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홍성용, 타투(tatoo) 후 사진, 2015, 부분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다. 주고받는 기운의 리듬 속에서 차츰 긴장이 풀어진다. 친밀한 이야기 속에 나를 바라보고, 희로애락의 기억조각을 맞추어 본다.
따뜻한 대화는 뒤얽힌 기억 실타래를 풀어보도록 도와준다. 어렴풋이 기억 속에서 서럽기만 했던 트라우마의 뒷모습을 보았다. 내가 어려움에서도 여린 불빛을 놓지 않고 있었다. 소중한 것을 잘 잡고 있던 내가 대견했다. 이렇게 각자에게 명심(銘心)으로 마음에, 문신(文身)으로 몸에 새기고 싶은 소중함은 무엇일까?
홍성용(1976년생)은 기억에서 순간의 영원성을 포착하려고 한다. 그가 재료로 선택한 옻칠은 나무, 종이, 가죽 어떤 바탕에도 딱 붙어서 천여 년을 너끈히 버틴다. 기억이란 옻칠과 같이 마음에 붙는다. 올해 홍 작가는 ‘타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작가에게 타투를 의뢰하고 싶은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보내어 대화를 시작한다.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소중함을 ‘기억도상’으로 완성, 타투로 그려주고, 사진으로 기록한다. 내가 제일 좋았던 ‘타투 234-015’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나무에 앉은 새 가족으로 ‘기억도상’을 만들어 주었다. 이렇듯 각각 기억이 소중함으로 영원성을 갖기를 바라면서.
선승혜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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