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중국은 지금>‘10년지기’ 朴-習… 3년동안 6번 단독 만남

習, 새마을운동에 큰 관심
2005년 黨대표로 첫 만남
돈독한 신뢰 관계 이어와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년지기(十年知己)다. 서로를 ‘라오펑유(老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른다. 박 대통령의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식 참석 결정도 시 주석과의 개인적 친분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인연은 2005년 7월에 시작됐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했던 시 주석을 흔쾌히 만났다. 저장(浙江)성 당서기였던 시 주석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에 커다란 관심을 가졌고, 대화는 두 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박 대통령도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표명하는 시 주석에게 호감을 가졌다. 이후 둘은 지금까지 돈독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2년 5월 협상에 들어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2014년 11월에 불과 2년 6개월 만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타결된 것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특별한 인연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각각 한·중 정상에 오른 이후 다섯 차례 회담을 가졌다. 이번이 여섯 번째다. 2013년 6월에 박 대통령이 베이징(北京)을 국빈방문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다시 회담을 가졌다. 2014년 7월에는 시 주석이 한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했다.

같은 해 11월 베이징 APEC 정상회의에서 둘은 다시 조우해 정상회담을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1년이 못 되어 다시 자리를 마주하는 셈이다.

출생연도로만 따지면 박 대통령이 시 주석보다 한 살이 많다. 박 대통령은 1952년 2월 2일생이고, 시 주석은 1953년 6월 1일생이다. 중국인들은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을 ‘퍄오다제(朴大姐·박 큰누나)가 온다’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지기는 속마음을 참되게 알아주는 친구다.

이번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에서는 이전의 한·중 정상들에게는 어려웠던 북한 핵과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징=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