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조직원만 2만여명·年수입 800억 달러…‘어둠의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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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야쿠자(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山口組) 분열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일본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은 외부에서 보기에 다소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야마구치구미는 일본 내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일개 조폭’으로 치부할 수 없는 세력이다. 조직의 막대한 자금력과 광범위한 영향력은 ‘어둠의 정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18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의 조직 분열이 발생하기 직전까지를 기준으로 야마구치구미의 총 조직원은 2만3000여 명(준조직원 포함) 정도이며 이는 일본 내 전체 폭력단체 관계자의 43.7%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일본 내 총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자치단체) 중 3곳을 제외한 44개 지역에 지부 및 연계조직을 구축하고 있어, 인원과 범위에 있어 일본 내 21개 지정폭력단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야마구치구미의 조직 구성과 역대 두목 명단, 현재의 주요 간부 명단이 공개돼 있을 정도로 공공연하게 활동하는 조직이지만 자금력과 조직 규모, 영향력 등을 이유로 일본 치안 당국도 ‘지정폭력단’ 정도로 관리하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야마구치구미라는 거대 조직을 유지하는 원동력은 막대한 자금력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은 2014년 한 기사에서 야마구치구미에 대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범죄조직 가운데 최대의 수익 능력을 보유한 조직”이라고 언급했다.

포천은 야마구치구미가 마약밀매, 도박 등의 불법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총수입이 800억 달러(약 9조6000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무력조직’인 자위대의 2015년 예산이 5조 엔 미만이란 점을 감안하면 야마구치구미의 자금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막대한 자금력 때문에 미국 당국도 야마구치구미를 제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야마구치구미의 시노다 겐이치(篠田建市) 총두목이 이끄는 산하 단체 ‘고도카이(弘道會)’에 대해 자산 동결 등의 경제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야쿠자 조직의 자금줄을 약화시켜 그들의 국제 범죄 행위를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야쿠자가 자국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다른 나라의 범죄 조직과도 연계돼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 마약, 돈세탁 등의 범죄에 연루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