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공간>그를 다룬 뮤지컬 많지만 가장 ‘김광석다운’ 작품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내년이면 그가 떠난 지 벌써 20년이다. 그를 기억하고, 또 기억을 ‘잇는’ 움직임은 여전히 계속된다. ‘영원한 가객’ 김광석(1964∼1996)이다. 한 통신회사는 동료, 후배 뮤지션, 그리고 대중이 함께 그의 미발표곡에 노랫말을 붙이는 ‘김광석 신곡 발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를 사랑했고 또 닮고 싶어 하는 수많은 ‘김광석 키드’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최근 ‘복면가왕’에 출연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불러 극찬받은 배우 김동욱이 그랬고, 곧 네 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모창프로그램 ‘히든싱어’의 김광석 편은 많은 사람이 여전히 베스트로 꼽는 방송이다.

1984년 김민기의 음반에 참여하며 데뷔한 김광석은 ‘동물원’의 보컬로 활동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동물원’을 그만둔 후에도 통기타 가수로 큰 인기를 누렸으나 1996년 1월 6일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사랑했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곳’ ‘서른 즈음에’ ‘그날들’ ‘이등병의 편지’ ‘먼지가 되어’ ‘변해가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으며, 여전히 세대를 넘어 애창되고 있다. 또 콘서트, 뮤지컬,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새롭게 조명되곤 하는데 그의 노래나 삶을 소재로 한 뮤지컬로는 ‘디셈버’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이 있다.

김광석 탄생 50주년인 2014년을 앞두고 제작된 ‘디셈버’는 장진 감독이 연출하고, JYJ의 김준수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미발표곡 ‘12월’과 ‘다시 돌아온 그대’가 포함돼 있어 떠난 이에 대한 아쉬움과 애틋함이 더욱 묻어났다. ‘그날들’은 장유정 감독이 연출했다. 유준상 등이 출연하며 흥행에도 성공, 2013년 초연 후 재공연과 지방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디셈버’와 ‘그날들’은 유명 연출과 스타 배우들의 출연으로 인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가장 ‘김광석다운’ 뮤지컬로 평가받은 건 2011년 대구에서 조그맣게 시작해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로 뻗어 나간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다. 김광석의 음악을 무대에 올린 최초의 뮤지컬. 게다가 ‘한국 모던 포크의 계승자’ 박창근이 주인공 역과 함께 음악감독을 맡은 것도 의미가 있다. ‘김광석 마케팅’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각종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거절해 온 박창근은 김광석의 고향 대구에서는 가장 ‘김광석다운’ 가수로 불린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