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하더라도 곧바로 따라 올리지는 않을 것’ 시사

재정정책 소요시간 단축
유사시 신속 집행 가능토록

中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
새로운 산업 전략 수립

17개 시·도 ‘규제프리존 ’
수도권 규제도 일부 완화

정부가 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열고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대외 위협 요인으로 부상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위험)’에 대한 대책을 마련키로 결정한 것은 현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제 불안이라는 대외 리스크가 닥쳤을 경우에 대비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촉진, 건전성 규제 강화를 통한 가계부채 제어 등 금융 건전성 강화 정책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사시 통화 및 재정 정책을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통화 정책의 경우 미국의 금리 정책과는 독립적으로 우리나라의 경기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해 집행하기로 했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미국을 따라 곧바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사시에 재정 정책을 단시일 내에 집행할 수 있도록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복안(腹案)’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단기 대책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산업 정책도 수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부품소재(한국)-조립가공(중국)’의 분업 관계를 뛰어넘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중국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공동으로 제작, 제3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경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제정 등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선도 산업의 경우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 강화로 중국의 추격에 대응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17개 시·도에 과감히 규제를 철폐하는 ‘규제 프리존’을 도입하고, 수도권의 경우 공장총량제 등 규제의 근간은 유지하되 낙후 지역 역차별 등 일부 불합리한 규제는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자연보전권역과 공항·항만 내 공장 신·증설 허용 △직장어린이집·연구소의 과밀부담금 감면 허용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