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회운동의 공통점은?… 비폭력과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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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희망의 네트워크 / 마누엘 카스트 지음, 김양욱 옮김 / 한울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정호영 옮김 / 이책

‘튀니지 국민 4자 대화 기구’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일반의 예상을 다소 벗어났다. 2010년 튀니지 재스민 혁명을 시작으로 아랍혁명이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번져갔지만 이들 지역이 다시 테러와 내전, 정치 불안에 빠지면서 아랍의 봄은 이제 겨울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2011년 월가 점령 운동 (0ccupy Wall Street)도 ‘1대 99’라는 구호와 함께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만 그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홍콩 우산 혁명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노벨평화상은 아랍에 다시 찾아온 겨울 속에서도 먼 길을 향한 변화가 어떤 식이든 조금씩 진전돼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적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누엘 카스텔 서던 캘리포니아대 교수 역시 같은 생각이다. 2011년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사회 운동을 분석한 ‘분노와 희망의 네트워크’는 성패와 관계없이 이 과정 자체가 우리 미래에 큰 유산을 남겼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따질 때, 저자는 오히려 우리가 그 안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가에 주목한다.

책은 튀니지 혁명, 아이슬란드 키친웨어 혁명, 이집트 혁명, 스페인의 인디그나다스, 칠레의 학생운동 등을 개별적으로 살피며 이들 운동들을 관통하는 핵심을 간추려 낸다. 책이 말하는 전 세계 사회운동의 공통점은 이렇다. △다양한 형태로 네트워크화한다 △인터넷에서 시작해 도심 공간을 점거함으로써 하나의 운동이 된다 △지역적인 동시에 글로벌하다 △공식 지도부가 없다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함으로써 분노를 희망으로 전환한다 △자기성찰적이다 △비폭력을 지향한다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기획하고 실천한다. 저자는 “네트워크된 사회운동은 이전 시대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민주적 사회운동”이라며 “참여자들이 구체화한 경험은 운동의 일시적 성패를 떠나 그들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학습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월가 점령 운동 당시 지도자였던 데이비드 그레이버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이 운동이 어떻게 일어났고, 어떻게 위축돼 갔으며, 어떻게 전 세계에 널리 퍼져 막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한다.

이어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식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서술한다. 지금의 민주주의에서 나타나는 부와 권력의 집중, 대중이 부채 노동자가 되어 가는 현실은 세계 경제 공황의 주체인 1%가 정치와 금융계의 결탁에 기반을 둔 경제 체제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더 많은 생산과 노동을 강요하며 노동을 지고의 선으로 만드는 이념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상호 돌봄의 노동’으로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