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셜록·키덜트… ‘마니아 책’ 불황 속 善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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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5-10-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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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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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와 덕후(골수팬을 뜻하는 은어)를 위한 책들이 출판 불황 속에서 선전을 해나가고 있다. 사람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같은 취향의 사람들 간의 네트워킹과 커뮤니티 형성이 일상화 돼 각 분야에서 마니아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책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기에 수만 부 이상 팔리는 대형 베스트셀러는 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초판 수천 부를 너끈히 소화하고 있다.

특히 이들 마니아 책들은 대부분 평균 책값의 2∼3배로 고가인 경우가 많아 출판사로서도 많은 판매 부수를 올리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판매 사이클을 만들 수 있다.

책 제목대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맥주의 모든 것을 풀어놓은 ‘맥주의 모든 것’(조슈아 M. 번스타인·푸른 숲), 한국에서도 엄청난 팬덤을 형성한 영국 드라마 셜록의 가이드북인 ‘셜록 크로니클’(스티브 트라이브 엮음·비채), 이제 막 공식적인 영역으로 떠오른 남성 키덜트 시장을 겨냥한 ‘꿀잼을 찾는 어른들을 위한 첫 번째 장난감’(황재호 지음·위즈덤스타일) 등이 눈에 띄는 마니아 책들이다. 특히 키덜트 시장만 해도 최소 50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구매력 있는 마니아를 겨냥한 책 출간 움직임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맥주의 모든 것’은 10년째 맥주 칼럼니스트로 일하는 저자가 스스로 맥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방법과 지식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으로 출간 두 달여 만에 3쇄를 찍었다. 3만8000원으로 비교적 고가이지만 맥주 애호가부터 수제 맥주 전문가까지 찾으면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홉과 몰트 등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재료와 제조과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시판되는 모든 맥주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셜록’ 마니아를 겨냥한 ‘셜록 크로니클’ 역시 출간 두 달도 안 돼 초판 5000부가 모두 팔려나가 재판에 들어갔다. ‘셜록’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제안한 스티븐 모팻과 마크 게이티스가 주고받은 소소한 메일부터 스티븐의 아내이자 제작 총괄 프로듀서인 수 버추가 밝히는 캐스팅 과정, 두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의 미공개 인터뷰까지 담겨 있다. 역시 3만2000원으로 고가이지만, 셜록을 향한 팬심에 팔려나가고 있다. 비채는 2013년, 같은 개념의 ‘셜록 스케치북’을 내놔 1만 부 이상 판매했다.

한편 최근 출간된 ‘꿀잼을 찾는 어른들을 위한 첫 번째 장난감’은 남성 키덜트를 정확하게 겨냥해 내놓은 마니아 북이다. 키덜트들을 위한 SNS ‘지빗’을 개발해 운영하고 저자는 이제 막 장난감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사람들을 위해 각각의 장난감이 지닌 매력을 소개하고, 조립 방법부터 개조 방법, 보관 방법까지 장난감을 즐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특별한 팁을 제시한다.

정지은 담당 편집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레고를 조립하고, 피규어를 모으고, 실제 차를 개조하듯 RC카 개조에 많은 돈을 들이는 어른들을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철이 없거나, 한량들이 즐기는 취미로만 여겨왔다. 하지만 지금은 매년 20∼30%씩 성장하는 추세”라며 “정확하게 30대 직장인 남성을 겨냥해 내놨다”고 말했다.

남자라면 축구 마니아가 아닌 사람이 없겠지만, 유럽 축구 리그 가이드북인 ‘더 챔피언 2015-2016’(맥스 미디어)도 성공적인 마니아 북이다. 지난 10일 나온 책은 출간 한 달도 안 돼 초판 5000부를 가뿐히 소화했다.

이들 마니아 책들의 특징은 특정 독자 군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확장성엔 한계는 있지만 초기 반응이 굉장히 빠르다는 것이다. 대부분 출간 당일 혹은 출간 전부터 관련 커뮤니티에 소식이 전해지기 마련이다.

또 ‘맥주의 모든 것’의 경우 담당 편집자가 수제맥주 관련 사람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토요일 토요일은 맥주다’에 초대돼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책출간과 이후 과정이 팬덤 관련 정보 쌓기와 함께 즐기는 놀이로 소비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은정 푸른 숲 편집장은 “자기만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이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를 지켜보면서 이들을 겨냥한 책들을 계속 출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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