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리 위닉 감독의 2004년 작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의 한 장면. 영화는 완벽한 외모를 꿈꾸던 13세 소녀가 하루아침에 뉴욕의 미녀 패션잡지 에디터로 몸이 바뀌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IT 확산이 10대 소녀에 주는 영향’ 분석 책 화제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의 발달과 SNS의 확대가 소녀들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담긴 두 권의 책이 동시에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는 언제나 10대 소녀들에게 중요한 문제였지만 최근 SNS 시대에 이 같은 경향이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다. 잡지는 일상 속에서 생각, 사진 등 모든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인기와 외모까지도 수량화돼 즉시 평가받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10대들이 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분석한 책 두 권을 소개했다.
낸시 조는 ‘아메리칸 걸스(American Girls):소셜미디어와 10대들의 비밀 생활(크노프 출간)’에서 “‘좋아요’를 찾는 소녀들은 끝나지 않는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며 “10대 소녀들이 남들의 시선에 초연해지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조는 10대 소녀들의 인터뷰를 통해 외모가 지나치게 중시되고, 집단 괴롭힘과 또래 간 경쟁이 과열되는 현실을 소개하며 “12개 선진국의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우울증과 불안감이 점점 더 흔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언론인인 페기 오렌스타인은 저서 ‘소녀와 섹스(Girls & Sex):복잡한 새 지형을 탐방하다(하퍼 출간)’에서 오늘날 소녀들이 외모를 자기 가치의 전부로 생각하고, 자신을 남의 기쁨을 위해 존재하는 신체 부위들의 집합으로 여기는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렌스타인은 “성적 대상화에 저항했던 과거 페미니스트들과 달리, 많은 10대 소녀들이 성적 대상화가 오히려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섹시한 자신의 모습에서 자신감과 해방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두 저자는 성적 대상화에 대한 요즘 소녀들의 생각이 여성의 섹시함에 큰 가치를 두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 같은 가치관이 IT 발전과 함께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인터넷의 발전이 포르노에 대한 접근성도 높여 소녀들에게 ‘여성의 성이 남성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포르노의 가치관을 답습하게 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소녀와 섹스’에 따르면 오렌스타인이 인터뷰한 10대 소녀 대부분은 포르노가 만들어낸 또래 남성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14세부터 음모를 면도하고 있으며, 자신의 성적 만족보다 상대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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