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업체 수 4분의 1로 줄인 中 조선업, 향후 30% 이상 ‘더 거센 구조조정’

COSCO, 日합작사 합병 고려

한국 조선업계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이 세계 조선시장 불황에 따라 강도 높은 조선업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형업체인 코스코(COSCO)사가 추가 합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미 업체 수를 4분의 1로 줄인 데 이어 추가 구조조정이 최소 30% 이상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구조조정 전략은 국내 조선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 조선업계와 싱가포르 조선 전문매체 Splash 등에 따르면 중국 대형 해운업체인 코스코그룹은 보유 중인 코스코다롄조선소와 일본 가와사키중공업 합작투자로 다롄(大連)에 설립했던 다롄코스코가와사키조선소(DACKS)를 합병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코다롄조선소의 경우 기본 설비인 드라이 독이 30만DWT(재화중량톤수), 플로팅 독이 15만DWT, 선박 수리 독만 8개를 보유하고 있다. DACKS사는 드라이 독 2개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할 경우 모든 설비를 유지하면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거대한 조선소를 구성할지, 반대로 설비를 감축하며 몸집 줄이기를 할지 주목된다.

다롄 지역에는 한국의 STX조선 등 외국 업체가 조선소나 블록공장을 진출시킨 경우가 많아 이번 합병이 추진되면 조선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코그룹의 또 다른 단둥(丹東) 지역 조선소는 선박 수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합병 후 설비 감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은 세계 물동량이 줄고 선박 수주가 급감하면서 민영 조선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국영 조선소를 통폐합하는 등 우후죽순 늘어났던 조선소를 과감히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08년 기준 200여 개였던 조선사는 2014년 55개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남은 55개 업체 중에서도 여러 민영 조선소가 파산하는 등 지금까지 추가로 없어진 곳이 30%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