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예보 정확도 92∼93%가 한계… AI로 100%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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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날씨예보연구회’ 띄우는 고윤화 기상청장

“기상청 내 인공지능 날씨 예보 연구회가 이달 중에 출범합니다. 92∼93% 수준에 그치고 있는 예보 정확도의 벽을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뛰어넘을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미세먼지 논란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윤화(사진) 기상청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날씨 예보에 인공지능을 접목할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날씨 예보가 가능해진다면, 10여 일 정도를 예측하는 ‘중기 예보’에 큰 진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미국에서 이미 인공지능 예보의 가능성이 증명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IBM이 최근 한 민간 기상업체를 20억 달러에 인수해 인공지능 날씨를 예보한 예를 들었다. 그는 “인공지능 예보가 미국 기상청보다 훨씬 정확한 예보를 냈다”며 “현재 한국 기상청의 강수 예보정확도는 92∼93%로 임계점에 와 있는데, 이 벽을 넘어 9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청장은 오는 2020년 시행 예정인 ‘영향예보 서비스’를 강조했다. ‘영향예보’는 단순히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의 강수가 예상된다는 수준을 넘어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내용, 즉 비로 인해 비행기 결항이나 주택 침수 등이 예상된다는 식의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정보 제공 방식이다.

고 청장은 “5㎝의 눈이 강릉과 부산에 내리는 것은 아주 다른 얘기인데, 현재 예보 방식은 어느 정도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단순 정보만 제공한다”며 “강릉에서 5㎝는 눈도 아니지만, 부산은 온종일 교통지옥이 된다”고 설명했다. 획일적인 대설특보 발령 기준을 지역별·계절별로 달리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1월 제주 지역에 내린 ‘폭설사태’도 언급했다. 고 청장은 “인천공항에서 비슷한 눈이 내렸다면 큰 혼란이 없었을 텐데, 눈이 거의 안 내리는 제주에는 폭설을 치울 만한 장비나 대응 경험이 없었다”며 “만일 영향예보가 있었다면 사전 대비를 통해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영향예보가 날씨 재해 예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특정 날씨가 국민 일상과 경제활동, 관광객 등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예측해 생활의 편리를 더하는 역할을 장기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고 청장은 영향예보 추진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살아 있는 예보를 위해서는 지역별·지형별·계절별로 광범위한 자료가 필요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부기관 등과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고 청장은 “기상청이 개별 기관 업무 영역을 침범하려 한다는 오해가 적지 않다”며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