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미세먼지로 서울 시내의 대기 오염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동작대교가 안개와 미세먼지로 뒤덮여 희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 4월 24일 서울의 전경(위)과 주의보가 해제된 후의 모습. 뉴시스
고도 산업화·中 근접 … 서울 오염도, 런던·파리의 2배
中과 대기質 공동연구 … 2020년까지 친환경車 10%로
봄철 내내 이어진 고농도 미세먼지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지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정부가 3일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놨지만, 경유 가격 인상 등 핵심 대책들은 모조리 빠져 벌써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850여 만 대에 달하는 경유차와 화력발전소, 중국의 산업화 영향, 숯불구이 음식업 등이 돌아가며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요인별로 정확한 분포 비율조차 제대로 된 정답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고등어구이를 할 때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까지 나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미세먼지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1 미세먼지란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보다 작은 미세먼지 PM10과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PM2.5로 나뉜다. PM10이 사람 머리카락 지름보다 5분의 1 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아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가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들어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왔다. 2013년에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2 미세먼지, 어디서 오나
미세먼지는 자연적인 원인과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 흙먼지나 바다에서 생기는 소금, 식물의 꽃가루도 미세먼지가 될 수 있다. 보일러나 발전시설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자동차 운행 시, 건설작업 과정 등에서 인위적인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석탄·석유 등 화학 연료가 연소될 때 나오는 황산화물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이 공기 중에서 수증기나 암모니아와 결합해 미세먼지가 2차적으로 발생한다. 2차 발생은 수도권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2년의 경우 전국의 미세먼지 발생량은 PM10이 12만t, PM2.5가 7만6000t이었다. 제조업의 연소 과정에서 PM2.5가 52%로 가장 많이 배출됐다. 자동차는 16%, 발전소 등 에너지 산업은 5%의 배출량을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92%가 PM2.5로, 건강에 특히 해롭다.
3 고등어가 ‘주범’인가
고등어를 비롯한 전체 생선을 구이 방식으로 조리할 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배출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고등어구이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 등에 초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기준치(101㎍/㎥ 이상)의 최고 22배가량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는 조리법에 따라 발생 정도가 다르다. 기름을 사용해 굽거나 튀길 때 삶는 요리 방식보다 미세먼지가 훨씬 많이 나온다. 요리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먼지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조리할 때 반드시 창문을 열고, 주방 환풍기를 틀어야 한다.
4 황사와 뭐가 다른가
황사와 미세먼지는 언뜻 비슷한 먼지 현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많이 다르다. 황사는 중국 북부나 몽골의 사막지대와 황토 고원에서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발생할 때 미세한 흙먼지가 장거리를 이동해 우리나라에 오는 자연 기상현상이다. 황사와 미세먼지 모두 호흡기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자연현상인 황사는 신속한 상황 전파와 실외활동 자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반면에 화석연료 연소와 자동차 등 오염원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황사보다 훨씬 더 작은 입자로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이 정전기적으로 엉켜 있고, 다른 화학 유기물질과 병원균까지 달라붙을 수 있어 건강에 훨씬 위협적이다. 미세먼지에 장기 노출 시에는 폐 기능이 떨어지고 만성 기관지염이 증가해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5 韓, 얼마나 심각한가
2001∼2006년까지 우리나라 미세먼지 PM10 오염도는 서울을 기준으로 51∼61㎍/㎥이었다. 2005년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이 시행되면서 2007년부터는 60㎍/㎥ 이하로 떨어진 뒤 2014년 40㎍/㎥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대기 질 개선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고, 주요 선진국 도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4년 황사를 포함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보다 1.5배 높고,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보다 각각 2.1배, 2.3배 높았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인구밀도가 높고 산업화가 고도로 진행된 데다 지리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피할 수 없어서다. 강수가 여름철에 집중돼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어렵고, 대륙성 고기압이 자주 형성돼 대기정체가 일어나는 기상학적 특징도 원인으로 꼽힌다.
6 어떻게 줄이나
주요 미세먼지 오염원인 자동차를 친환경 차종으로 대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2020년까지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의 10%인 220만 대를 친환경차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을 말한다. 친환경차는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기존 휘발유차와 경유차에 비해 적게 배출한다. 정부는 친환경차 이용 확대를 위해 전기차 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 등 충전 인프라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오염물질 규제 기준도 강화되는 추세다. 사업장 굴뚝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2008년도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현재 배출 허용 총량보다 50% 적은 총량이 할당돼 사업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
7 中서 오는 미세먼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는 중국의 영향이 매우 큰 경우도 있고, 국내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다. 2014년 특정 시점을 택해 어느 요인이 더 큰지를 분석한 결과다. 이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사례를 분석한 결과 국외 영향이 가장 컸던 날은 1월 2일이었다. 이날은 강한 북서풍이 불고 황사가 유입돼 전체 미세먼지의 80%가 중국 영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가 없이 중국의 영향이 가장 컸던 날은 1월 17일로 미세먼지의 74%가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7월 27일에는 미세먼지의 70% 이상이 국내 오염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 중 자동차, 건설기계의 영향이 56%로 가장 컸고, 날림먼지 등 생활주변 오염원이 31%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8 인접국가와 협력은
정부는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관리만으로는 미세먼지 줄이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중국 등 인접국과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환경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중국의 대표적인 제철소 3개를 선정해 우리나라 미세먼지 저감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에서 우리 기술의 우수성이 확인되면 중국은 이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10월에는 ‘한·중 대기 질 및 황사 측정자료 공유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해 한·중 양국의 대기 질 측정자료의 실시간 공유기반을 마련했다. 대기오염 원인 규명,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정보 공유, 미세먼지 예보모델 개선 등을 위한 ‘한·중 대기 질 공동연구단’ 활동도 지난해 6월부터 진행 중에 있다. 이제 시작 단계라 양국 간 공조를 통한 미세먼지 대책이 언제부터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9 마스크 쓰면 괜찮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마스크를 세탁하면 내장된 미세먼지 차단 필터가 손상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없어 빨아서 재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호흡기 질환자는 마스크를 사용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마스크를 사용하면 호흡 시 저항이 증가하고 흡입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호흡기 질환이나 천식이 심한 환자의 경우 마스크 착용 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 환기는 어떻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창문을 닫고 환기 횟수를 줄여 미세먼지가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최소한의 환기는 필요하다. 장시간 환기하지 않으면 실내공기가 이산화탄소 축적, 산소 부족 등으로 탁해지기 때문이다. 시간은 가급적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게 바람직하다. 너무 장시간 환기하면 실내 공기를 오히려 황사나 미세먼지로 오염시키는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앞뒤 창문을 한 번에 활짝 열고 1분 내외 동안 환기해주는 것이 좋다. 또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과일·채소 등을 씻어 먹어야 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