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축축’… 습한 계절 病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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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건강 관리법

- 소화기 질환
냉장고 보관 과신 말고 버려야… 육류 14일·우유 5일이상 안돼

- 관절 통증
관절내 압력 높아져 통증 유발… 50%이하로 실내습도 조절해야

- 무좀·알레르기
발가락 사이 물기 제거 중요… 곰팡이 번식하면 폐질환 위험

- 우울증
햇빛 줄면 행복 호르몬 감소… 잠안올땐 우유·상추 등 섭취

장마가 시작되면 주변 환경이 고온 다습하게 변하면서 각종 세균과 곰팡이,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번식한다. 우리 몸이 각종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아지는 만큼 질병 위험도 커지는 시기다. 특히 여름철 우리 신체는 강한 냉방에 따른 실내외 온도 차로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다. 습한 기온은 관절 통증도 더하게 하며 손발톱 무좀, 식중독 위험성도 키운다. 올해 장마는 ‘마른장마’인 지난해와 달리 많은 비가 예고된 상태다. 장마철에 주의해야 할 질환을 미리 점검해 건강한 여름을 준비하자.

◇소화기 질환=여름 장마철에는 소화기 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 식중독도 많고, 급성설사도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비롯해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의 섭취를 통해서 감염되는 만큼, 화장실을 다녀왔거나 오염된 물체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세균이 왕성하게 번식하기 때문에 식수가 오염되기 쉬워 반드시 물은 끓여 먹어야 한다.

음식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있다면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냉장고도 과신해서는 안 된다. 쇠고기는 14일 이상, 우유는 5일 이상 냉장 보관하면 안 된다. 한 번 녹인 냉동식품은 다시 냉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끓인 물이나 보리차 1ℓ에 찻숟갈로 설탕 네 숟갈, 소금 한 숟갈을 타 마시면 몸에 흡수가 빠르게 된다.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설사약을 잘못 사용하면 장내 세균이나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음식을 과하게 먹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음식은 위와 소장을 자극해 소화기의 경련이나 통증을 유발한다. 차가운 음식도 세균에 쉽게 오염돼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김경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장마철에는 다양한 원인으로 소화기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며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고, 신선해 보이지 않는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 통증=장마철에는 관절염이나 허리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도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진다. 정상적인 날씨에는 대기압과 관절 내부의 압력이 조화를 이뤄 평형을 유지하지만, 비가 많이 올 경우 기압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관절 내 조직이 팽창해 신경을 더 자극하는 탓이다. 장마철에는 평균 습도가 보통 때보다 2배 이상(80∼90%) 높아지기 때문에 관절 통증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장마철에 허리 및 관절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이나 외출 후 되도록 빨리 샤워를 해서 흘린 땀이 다시 몸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통증이 재발하기 쉬우므로, 늘 기압과 습도를 관리해야 한다. 실내 기온은 26∼28도로 유지하고, 80% 이상의 높은 습도는 50% 정도로 낮춰주는 것이 적당하다. 관절 통증을 방지하려면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 등을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장마 기간 중 해가 날 때는 야외로 나가 가벼운 운동으로 몸 관절을 자주 풀어줘야 한다. 통증이 평소보다 심할 경우에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가벼운 걷기 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해 혈액순환을 좋게 하도록 한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은 “여름 장마철 공기 중 습도가 높아지면 땀 등 수분 배출이 어려워 관절낭이 부어 관절염 통증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의무원장은 “덥다고 냉방기로 실내기온을 크게 낮추면 관절 주변 혈류량이 감소하고 근육이 경직되면서 통증이 유발된다”고 말했다.

◇무좀 주의=습하고 무더운 장마철에는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고, 피부 투과 속도도 빨라져 감염이 빠르게 진행된다. 문제는 발에 생긴 무좀이 제때 치료되지 않으면 발톱에까지 균이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톱으로 옮겨간 무좀 진균에 의해 손발톱이 점점 두꺼워지고, 유백색 혹은 황갈색으로 변하고 파괴된다.

한번 생기면 손발톱이 변형되며 이차적인 세균감염도 잘 일으킨다. 반복되는 감염과 관리 소홀로 재발도 잦다. 장기간 치료해도 효과가 낮아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을 가중시킨다.

김형섭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발톱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좀에 안 걸리는 것이 최선이며 무좀 예방은 청결과 통풍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샤워 후 깨끗한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의 물기를 제거하고, 드라이어기로 발을 완전히 말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항진균 처리가 된 양말도 활용하는 게 좋다. 평소 구두는 서너 켤레를 준비해 충분히 내부가 건조해진 다음 신고, 사무실 등 오랫동안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한다면 통기성이 좋은 실내화를 신으면 좋다. 주 1회 신발에 항진균제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 질환=장마철 늘어나는 곰팡이는 천식, 알레르기,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 이들은 건강한 성인보다 곰팡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코 막힘, 눈 가려움증, 피부 자극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들이나 만성 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폐 속에 곰팡이 감염이 생겨 건강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만약 실내 천장의 색이 변하거나 실내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실내 곰팡이 번식을 의심해야 한다. 실내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습제나 건조기, 에어컨 등을 사용해 실내에서 항온·항습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곰팡이의 먹이가 될 수 있는 먼지 내 물질들을 제거하기 위해 정기적인 청소를 통해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장마철에 햇빛이 줄어들면 체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줄어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장마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평소 우울증세가 있는 이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완화와 함께 수면 유도 성분이 들어 있는 ‘우유, 상추, 체리’ 등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