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우버 성공비결은… ‘연결 통한 가치 창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인터넷 기업들의 성공 뒤에는 ‘미들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미들맨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교량, 인증, 집행, 위험 감수, 안내, 보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더난 제공

미들맨의 시대 / 마리나 크라코프스키 지음, 이진원 옮김 / 더난

‘이베이, 에어비앤비, 우버, 티몬, 배달의 민족….’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국내외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들이다. 이들은 지난 20여 년간 어느 곳보다 ‘생존경쟁’이 치열했던 인터넷 시장에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강자’로 떠올랐다. 과연 비결은 뭐였을까.

‘뉴욕 타임스 매거진’ 등에서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미들맨(Middleman)’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중개인’을 뜻하는 미들맨은 정치적으로 상대를 깎아내릴 때 쓰는 단어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르다. ‘연결’을 통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 또는 개인을 미들맨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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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인터넷 시대엔 미들맨의 역할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 자체가 매개자이자 미들맨이 됨으로써 인터넷 시장에는 궁극적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만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들맨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만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거래가 미들맨을 통해 이뤄진다. 거래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미들맨의 정체를 추적하고 그들의 역할과 성공 전략을 소개했다. 오랜 기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취재한 것을 토대로 미들맨을 교량자, 인증자, 집행자, 위험 감수자, 안내자, 보호자 등 6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 중 실제 사례를 곁들여 설명한 인증자와 집행자의 역할이 눈에 띈다. 인증자는 전문지식과 평판을 통해 구매자의 시간을 아껴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판매자에게 속을 위험을 줄여준다. 아마도 미들맨이 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유용한 역할일 것이다.

이베이의 파워셀러가 대표적이다. 원래 변호사였던 휘틀리 우드는 파워셀러로 활동하며 매년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훨씬 적은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변호사 못지 않은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우드 같은 파워셀러는 전체 판매자 중 4%에 불과하지만 이베이에서 팔리는 물건 중 절반 이상을 취급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집행자는 거래 관계자가 정직하게 거래에 참여하게 한다. 인증자가 계약 전 단계에서 생기는 문제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준다면, 집행자는 계약 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서 지켜준다.

2014년 26억 달러(약 3조 원)에 프라이스라인에 인수된 오픈테이블은 대표적인 집행자 성격의 기업이다. 오픈테이블은 식당 예약 문화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 사이트에 접속해 일행의 숫자와 원하는 시간을 입력하기만 하면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시스템의 도입 초기, 식당이 고객의 예약을 믿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노쇼(No Show·예약 부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다. 그래서 오픈테이블은 예약일 하루 전 고객에게 확인 메일을 보내 인지시키고, 연간 4회 예약을 부도내면 퇴출하는 등 몇 가지 강력한 규제를 만들었다.

이 밖에 교량자는 거리가 멀거나 사회적 계층이 달라서 만날 수 없는 고객들의 거래를 촉진한다. 주로 보험업에 많다. 위험 감수자는 거래의 변수나 위험성을 덜어준다. 안내자는 고객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돕고, 보호자는 고객의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도록 비난을 대신 감수하는 역할을 한다.

책은 미들맨의 역할 분석을 통해 성공한 비즈니스의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만약 인터넷을 이용한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