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잡아두고 숨고르는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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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産銀 출신 CFO 등
피의자 소환 7월로 미룰 듯
정·관계 인사 수사도 늦춰

남상태(66·사진)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28일 긴급체포한 검찰이 비자금·정관계 로비 의혹을 겨냥한 전체 수사 진행 속도에서는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수사 필요에 따라 경영 비리의 핵심 인물인 남 전 사장은 예상보다 빨리 소환했지만 고재호(61) 전 사장 등 다른 주요 피의자들의 소환은 10여 년간에 걸친 회계사기(분식회계) 분석과 경영 비리 정황 포착이 일단락된 뒤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과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 역시 대우조선해양 수사를 꼼꼼히 마무리한 뒤 본격화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전날 소환했던 남 전 사장을 이날 새벽 긴급체포했다. 남 전 사장은 2006∼2012년 6년간 대표이사를 지내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초래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남 전 사장의 긴급체포는 일반적으로 긴급체포가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을 때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임을 감안하면 소환 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범죄 혐의만으로 체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이 예상보다 빨리 소환됐고 긴급체포된 것은 증거 인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중 남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고 전 사장 재임기간(2012∼2015년) 회계사기 분석과 남 전 사장 긴급체포까지 수사에 속도를 내온 특별수사단은 다시 내실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 남 전 사장 재임 기간 회계사기 분석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고 전 사장 등 경영진의 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꼼꼼히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에는 때가 있고, 지금은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장부 분석 등 기업 비리 수사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금주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고 전 사장의 소환도 7월로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사장 때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에 대한 소환도 다음 주쯤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