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응전’… 中 법원에 화웨이상대 특허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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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화웨이측 제소에 맞불
제어정보 송수신장치·디카 등
6건 침해… 275억원 배상 요구
소송추이따라 제소 확대가능성

노키아도 美서 화웨이상대 訴
화웨이,인지도 높이려다 ‘궁지’

삼성전자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중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맞소송’ 성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소송의 추이를 확인하며 베이징 이외의 지역으로도 소송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통신장비업체 노키아 역시 화웨이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특허 침해 소송에 나선 바 있어 특허를 무기로 인지도 상승을 노리던 화웨이가 오히려 궁지에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이징 지식재산(IP) 법원에 화웨이와 화웨이의 모바일 제품을 유통하는 베이징 헝통다(亨通達) 백화 유한공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삼성전자는 화웨이가 △모바일통신시스템에서 셀(cell) 간 간섭을 랜덤화(간섭 완화)하기 위한 제어정보 송수신 방법 및 장치 △운동 이미지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법 △디지털카메라 등 6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배상청구 금액은 합계 1억6100만 위안(약 275억 원)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가 무단 사용됐다고 판단되는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8과 중가 스마트폰 아너 등을 포함, 태블릿PC 등의 생산과 판매 중단도 요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사의 정당한 특허권에 대해서는 존중해왔으며 법적 분쟁보다는 협상을 통한 해결 방법을 선호한다”면서 “그러나 무리하고 비합리적인 특허 소송으로 이러한 노력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 왔으며 이번 소송은 대응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 5월 미국과 중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4세대(G) 이동통신 기술과 관련된 특허 11건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이달 들어서도 중국 광둥(廣東)성과 푸젠(福建)성 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추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해당 소송의 소장에서 휴대전화의 폴더 내 아이콘 또는 위젯 디스플레이 방식과 관련한 자사 특허를 삼성전자가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화웨이의 특허 침해 소송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등 선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 마련이 목적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최근 노키아가 미국에서 화웨이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삼성전자 역시 맞소송에 나섬에 따라 화웨이의 이 같은 전략이 역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