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취소·출국 금지… 외국선 양육비 안주면 ‘페널티’

선진국들은 이혼한 가정의 한부모 대신 전담기관에서 양육비를 징수하고 양육비를 주지 않을 때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출국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행정적 강제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는 우리나라 양육비 이행 관련 제도 역시 이 같은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양육비 이행을 강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양육비 채무가 일정액 이상이면 여권 발급을 제한하고 운전면허 취소를 요구하며 연방 세금 환급 차감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국세청에서 양육비 이행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국세청이 소득과 재산조사 등을 직접 할 수 있어 양육비를 지급하게 하는 데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육 부모에게 비양육 부모가 아이의 양육비를 주지 않고 버틸 경우에는 벌금을 매기기도 한다.

호주는 자녀 양육비 담당관이 직접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에 대해 각종 임금 및 수당에서 양육비를 깎는 한편, 파산 선고를 하거나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양육비를 담당하는 행정기관과 법원 및 기타 기관 간의 협조도 체계적으로 이뤄져 있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양육비를 주지 않고 버티면 피해는 고스란히 아동의 몫”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양육비 이행 과정에서 법원의 역할보다 양육비 이행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의 역할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양육비이행관리원 역시 비양육 부모의 주소나 근무지 조회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